노량진엔 고시촌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어디 사세요?"
"아 저는 노량진 살아요!"
어색한 사이에 으레 오가곤 하는 이 대화. 이 대화의 끝은 항상 같았다.
"혼자 사세요?"
"아니요! 가족들이랑 같이 22년째 살고 있어요!"
모든 동네가 다 그렇겠지만 사실 노량진에는 고시촌과 수산시장만 있는 게 아니다.
노량진역 앞 메인 학원가와 컵밥 거리 주변을 둘러싼 고시촌에서
단 10분만 걸어 올라가 보면
한적한 주택가와 아파트촌이 나오고
반대 방향으로 10분을 걸으면
무려 한강이 나온다.
노량진 22년 차 주민이 단언컨대,
노량진동은 정말 '살기 좋은 동네'이다.
살기 편리한 곳이 아니라면, 우리 부모님이 22년째 다른 동네로 이사 가실 생각이 없을 리가 없다.
고시촌이 있는 동네이기에 물가도 저렴하고,
고시생들이 많이 살고 있기에, 없는 게 없어 필요한 게 있으면 멀리 나갈 필요가 없다.
기분이 울적할 땐 걷기 운동 조금만 하면 한강에 갈 수 있고,
노량진동 주거 밀집지역에 있는 초등학교들은 학부모들 사이에 평도 좋은 편이다.
서울의 중간에 위치해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고,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9호선이 개통하게 되면서 1,9호선 더블 역세권이 되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느끼는 장점인데,
자다 일어난 몰골과 복장으로도 외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고시생들 사이에 파묻혀 감쪽같이, 아주 편리하게 집 앞 편의점 가듯 번화가에 갈 수 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노량진동에 8살 때부터 가족들과 함께 살았다.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우리 동네'는 노량진동뿐이고,
노량진의 편리함과 한강 조망에 흠뻑 젖어버려 이 동네에 정이 푹 들어있는 상태이다.
22년간 노량진동에 살며,
초, 중, 고등, 대학교 시절을 모두 노량진에서 보냈고
진정한 노량진 주민답게 '임용고시생'시절도 노량진 학원가와 우리 집에서 보냈다.
노량진 주민과 노량진 고시생의 삶을 모두 겪어본 찐 노량진 피플이랄까!
9호선이 개통된 일부터 노량진의 랜드마크 육교가 사라지기까지
재수학원의 성지였던 시절부터 공무원 시험 학원가의 마스코트가 된 지금까지
노량진의 흥망성쇠를 몸소 함께 했다.
이 동네 구석구석엔 내 인생 대부분의 추억이 담겨있다.
내 삶을 이야기하기에 절대 떼 놓을 수 없는 노량진동,
노량진의 희로애락과 개인적인 지난날의 추억들,
미디어로는 알 수 없는 노량진의 숨겨진 매력을 소개해보려 한다:)
노량진동, 절대 삭막하고 한숨만이 오가는 동네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