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님의 권한으로 자격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선진 서울교육의 조희연 교육감님,
근무 중 얻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우울증으로
공무상 재해를 승인받아 공무상 질병휴직 중인
공립단설유치원 교사입니다.
감사하게도 공무상 재해승인 이후 질병과 휴직으로
인한 불이익 없이 지내왔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트라우마 공간인 유치원에 출근하여
감정을 써야 하는 유치원 교사 근무는 못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자유로이 움직이고
약물치료의 도움으로 운동 및 일상생활도 가능하며,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단련합니다.
그동안 근무하며 미처 보지 못했던 학교 밖 사회의
모습을 보고, 책도 읽고 글도 쓰며 눈에 띄지 않지만
조금씩 회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치원 1급 정교사 자격 (유아교육법 상
교육경력 3년 이상) 연수의 경력 기준이 4년대임을
알게 되었고, 저는 기준보다 높은 경력인데도
연수 대상자가 되지 못한 이유를 알아보니
1정 연수 대상자 추천 기준에 공무상 재해에 대한
예외 없이 휴직자는 제외된다는 문구만 있었습니다.
공문에 따라 원장 원감님께서는 저를 추천해 줄 수
없어 교육경력이 충족함에도 1급 정교사 자격연수
대상이 되지 못했고, 호봉승급이 제한되지 않는
특수한 공무상 휴직상황에도 이 점이 고려되지 못해
본청 유아교육과에 문의하였습니다.
유아교육과에서는 제가 '공무상'얻은 질병으로 인해
'근무를 하지 못해 휴직'하는 상황임에도,
휴직자는 일을 하지 않으므로 연수자격을 부여할 수
없다는 법적 근거는 전혀 없는 권위적인 논리로
휴직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휴직자는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제외되고 재논의의 필요성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덧붙여 제게 근무도 하지 않는데 1급 정교사 자격을
왜 주어야 하냐며 마치 업무를 위한 교육청 내의
내부규정이 절대 변치 않는 진리이며, 제게 절대
자격을 줄 수 없는 법적 구속인 양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휴직 중이고 근무를 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유아교육법이나 교원자격검정령 그 어디에도
재직 중이어야만 유치원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습니다.
다만 교육경력 3년을 충족한 모든 교사에게
자격연수를 제공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기에
연수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을 교육감 권한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연수에 관한 내부규정이며
이 내부규정에 미처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유아교육과에 문의한 내용은 올해 연수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아니었습니다.
내년 1급 정교사 자격연수 대상 추천 과정에서
공무상 휴직자의 특수성을 고려한 규정 재논의와
공무상 재해 피해자가 질병이나 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으로 2차 가해를 받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현 서울시교육청 인사실무 매뉴얼과 동등하게
예외조항을 두는 것을 건의드렸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일을 하다 얻은 병으로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근무를 하지 못하니 자격이
없고 따라서 연수의 기회를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본청 유아교육과의 위와 같은 주장에 의하면
서울시교육청이 제 자격을 박탈한 셈이 아닙니까?
교육경력을 이미 충족하였음에도 현재 일을 하지
못하니 자격이 없다는 유아교육과의 논리는
유아교육과에서 자격연수 계획이라는 담당 업무를
무기로 교사들의 자격을 마치 교육청에서 판단하고
부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교원의 자격은 교원자격검정령과
유아교육법에 명시된 기준으로 부여하는 것이고,
서울시교육청은 법에 기반하여 연수 대상자를
선정하는 권한을 가질 뿐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자격연수 대상자의 우선순위를
‘선정’하여 연수원의 실무 수행을 지원하는 것이지
교사에게 1급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권한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본청 유아교육과가 민원인 교사를 대하는
태도는 직위를 이용하여 부당 대우를 하는 ‘갑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교육경력 3년 이상이라는 법에 의한 자격이 되는데
자격연수의 기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공무상 휴직
으로 인해 처음 경험한 불이익입니다.
공무상 휴직으로 불이익을 주는 유일한 곳이
제가 소속된 서울시교육청이라니
배신감에 몇 시간째 온몸을 떨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사입니다.
서울교육의 현장에서 헌신하며 교육해 왔습니다.
서울교육의 현장에서 근무하다 병을 얻었습니다.
인사혁신처와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공무상의 재해임을 승인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인사나 복무에서는 예외조항으로
보호되며 불이익을 전혀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연수에서만 불이익을 받습니까?
자격 연수에 관한 내부규정에 교직의 피해자인
공무상 휴직의 특수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는데
교육감님도 이를 모두 알고 동의하시는 건가요?
공무상 질병휴직을 하고 있다고 해서 방 안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연수조차 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특히 정신질환은 환자마다 증상의 종류와 양상이
감히 일반화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합니다.
제 증상은 감정노동을 하지 못하며, 근무지와 근무
경험에 대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입니다.
게다가 교육공무원에게는 휴직 중에도 자기 계발을
계속해나갈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공무원 재해보상법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상 재해승인자의 재활과 직무 복귀를 촉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직무 복귀를 촉진하는 방법은
근무지만 다녀오면 앓아눕는 공무상 재해 교사에게
"1급 자격연수받고 싶으면 복직해라."라고
마치 자격을 주는 권한이 있는 양
권위적으로 말하는 것입니까?
무엇이 상위법입니까?
교육감님의 권한으로 만들어진
서울시교육청 자격연수의 내부규정이
인사혁신처가 승인한 공무상 재해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어 2차 가해를 하고 있습니다.
교육감님께서 이 상황을 알게 되신다면,
자격연수 내부규정도 인사실무매뉴얼과 동등하게
공무상 휴직자 예외조항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서울교육의 현장에서 헌신한 대가로 병을 얻은
것으로 충분합니다.
더 이상의 가해는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