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요즘 하는 노력 중에서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가 뭘 잘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우리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너무나 착하게도
가장 먼저 내 잘못부터 찾는다.
마치 관성처럼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도
결국은 왜 상황이 이렇게 된 건지 내 잘못을 찾는다.
빙빙 도는 생각이 멈추는 곳은 내 탓.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죄책감이 자리 잡는다.
우리는 자라며 착한 주인공이 이기는 전래동화를 듣고,
영웅이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물을 보며
바르게 행동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그래서일까?
우리의 머리는 좋은 일은 무조건 선행의 결과,
나쁜 일은 모두 악행의 결과로 생각하는 듯하다.
정말 내게 이렇게 힘든 일이 생긴 까닭은
내게 잘못이 있기 때문일까?
만약 잘못이 있다 한들 온전히 내 잘못만으로 그 일이
발생했을까?
이 복잡한 세상에서 내 작고 사소한 잘못만으로는
어떤 일이 생길 리 없다.
결과에 하나의 원인만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니까.
그래서 나는 시시때때로 나에게 돌아오는 죄책감을
애써 무시하고 산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렇게 힘들지?”라는 죄책감은
“아 힘드네 잠이나 자야겠다.” 하고 흐린 눈으로 넘긴다.
어쩌면 비겁한 행동일 수도,
어쩌면 내로남불 합리화일 수도,
하지만 일단 내 탓이라는 죄책감을 조금은 덜 무겁게
가져가고 싶었다.
내 탓을 하기 시작하면 안 그래도 힘든 날이 나를
더 무겁게 짓눌렀기 때문이다.
대체 왜 나한테만 이러지 싶은 힘든 날이 온다면,
‘내 잘못’을 찾기 전에 잠부터 자라고
‘내 잘못’을 찾다가 찾지 못했다면 그러려니 넘기라고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이렇게 힘든 것이 꼭 당신 탓은 아닙니다.
오늘의 당신에게.
과거의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