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봉 Oct 14. 2024

시험 면접관

5,18 민주화와 군부가 정권을 장악해 서슬 퍼런 시국에 공무원 공채시험을 거쳐

20년 30년 오랫동안 힘든 일 궂은일 등 산전수전을 다 겪어오다 보니 승진하여 책임자인

센터장이 되었다.     

내가 태어나 성장한 곳도 마을이 작아 동년배는 거의 없었고, 읍내에

있는 중학교도 남자중학교를 다녔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여학생은

한 명도 없는 남자고등학교에 다녔던 탓인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수줍음과 부끄러움을 너무 많이 타 성격도 내성적이 되어 버렸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으나 이곳저곳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여러 부처에서 채용하는 공개경쟁시험을 치러

국가와 지방 공무원 공개채용에 합격되어 체육관리사업소와 구청에서 인센티브

사업 행정경험을 두루두루 쌓으면서 여러 부서에서 근무했다.

국, 공유지를 담당하는 건설부서에 근무하면서  행정주사와 행정 사무관에 승진하기 위해

바쁜 일과 일정에도 불구하고 c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 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수업은 매주 주말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 되지만

이렇게 힘들게 아동복지와 노인복지, 청소년복지를 전공 공부하니 힘들어도 보람감은 느낀다.



 0세부터 12세 미만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받는 아동들을 학습 지원해 주는 부서의 센타장으로 발령을

 받아 복지수당과 자격증 수당을 포함 매월 10만 원씩 수당을 더 받으면서 3년을 근무했다.

보건, 유아, 정신 건강, 지역사회 복지사와 아동들을 교육시킬 국어, 영어, 음악 선생님을 1년

또는 2년 임기 계약직으로 선생님과 사회복지사들을 채용하기 위한 면접관으로 지정되어

여러 지방자치단체 등에 출장 다니면서 사회복지사 채용 면접시험관으로 활동했다.


건강, 아동, 청소년 관련 사회복지사들은 대부분 거의  여성이기에 이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사전에

무엇을 물어보고 질문할 것인지. 미리 질의 지를 만들어 항상 머릿속에 암기하여 정장을 착용하여

면접시험에 시간에 맞춰 면접장으로 향했다

     

면접시험을 보러 오신 사회복지사나 교사들은 대부분 결혼이나 육아 등으로 좋은 학교와 직장을 다니면서 중도에 직장을 그만둔 경력 단절 여성들로 학력도 일류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석사, 박사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면접 오신 수험생보다 행정 경력만 많고 복지 경력이 짧은 내가 수십 명을 직접 면접하다 보니 때로는 미안하기도 했다.

이분들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아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외국 유학까지 다녀와 사회복지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전공하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면접관인 나는 가정 형편상 늦게 k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40대 후반에 대학에 편입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센타장을 하면서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 50대에 지방자치대학원에 입학해 공부를 했지만


경력단절 여성들이 많이 응시하는 면접장에 갈 때마다 부담스러웠지만 센터장이고 책임자로 매년마다

서너 번씩 시험 면접관이 되어야 하니 부담스럽기도 했고,

면접을 하면서 질의를 해보면 면접관인 나보다 훌륭하고 박학다식한 여성 사회복지사들이 많아, 누구를

합격시켜야 할지 부담스러울 때가 참 많았다.     

이렇게 k구청과 y구청 등 몇 개의 자치단체에서 면접관으로 초빙되어 몇 년 동안 면접관으로 활동하면서

60세에 정년퇴직을 했다.


퇴직 이후 그냥 무료하게만 시간을 보낼 수 없어 국립공원과 관공서에서 사회공헌활동울 하고,

활동비와 급여가 전혀 없는 무보수 자원봉사도 120여 시간 활동해 보니 아쉬운 면도 많았지만 보람감을

느꼈다.


퇴직 이후 3년 차인 63세에 모 공공기관 사회공헌 일자리에 서류전형에 합격하여 면접시험장에 갔더니

젊은 면접관 세 명이 응시자들에게 면접을 하면서 질의를 하는데 면접관으로 나온 어느 한 분은

두 다리를 털어가며 대단한 직위에 근무했는지 모르지만  몸을 흔들어 대면서 질문을 하는 모습이

역겨워 보였다.     

역지사지로, 불과 3년 전에 나도 관리자로 근무하면서 하루에 40명 되는 응시자들을 면접할 때에는 항상

내 복장에 신경 쓰고 머리도 단정하게 하고 공손한 태도와 항상 낮은 자세로 면접시험을 보러 오는 분들에게

친절하게 질의했는데, 은퇴 후 입장이 바뀌어 종종 서류를 접수해 면접을 보노라면 긴장이 많이 된다 ㆍ


70대에 가까워진 나이에 가끔씩 면접을 보러 가면 대단한 사람처럼 두 다리를 흔들거리면서

 권위적인 자세로 질문을 던지는 면접관을 대하다 보면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권위적인 모습으로 기본자세도 갖추지 않고 가볍게

행동하는 면접관 앞에서 면접시험을 보노라면 

자존심도 상하지만 때로는 씁쓸하고 쓴웃음을 짓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