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이별할 때
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다
금ㆍ은 보화나
다이아몬드나
현금이나 수표도
가지고 갈 수가 없다
그러하기에
이곳에서
사용할 만큼
소비하고 가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옳은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내 것이 아니면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아라
가끔씩이라도
어려운 이웃이나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보살피면서
인생길을 걷자
두 발로 걷고
사물을 볼 수가 있고
들을 수 있고
식사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하랴!
한평생 힘들었어도
지나간 것은 쉬 잊어버리고
내일은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미지수이니
그냥,
항상 웃고 즐겁게 사는 게
인생이다
(70대가 되어 버린 은퇴동기들과)
친한 동창도
가깝게 지냈던 동료들도
은퇴하면 오랫동안 같이 놀 줄 알았던
30년 지기 동료들도
한 명 한 명씩 별이 되어 떠나간다
갈수록 줄어만 가는 지인들
그리운 것도
그리움도
보고픔도
슬픔도
그래도
두 발로 걸을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