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글살이가 어때야 할까?

by 구자행

다음 글 ㉮~㉰를 찬찬히 읽어보아요.

글에 담은 정보는 똑같은데 글자가 다르고, 말이 다를 뿐입니다.


㉮ 詩의 韻律은 詩의 뜻과 密接한 關聯을 맺고 있다. 詩의 韻律은 詩의 意味와 어울려서 詩의 全體的인 雰圍氣를 자아낸다. 그러므로 韻律을 無視한 채 詩의 大綱의 뜻만을 把握하고 理解하려 한다면, 이는 詩를 鑑賞하는 바른 態度가 아니다.


㉯ 시의 운율은 시의 뜻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시의 운율은 시의 의미와 어울려서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므로 운율을 무시한 채 시의 대강의 뜻만을 파악하고 이해하려 한다면, 이는 시를 감상하는 바른 태도가 아니다.


㉰ 시가 지닌 가락은 말뜻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시가 지닌 가락은 말뜻과 어우러져서 또 다른 맛과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므로 시에서 가락을 돌보지 않고 섣부르게 말뜻만 붙잡아서 읽으려 한다면, 이는 시를 맛보는 마음가짐으로 올바르지 않다.


지난날 대학 교재나 신문이나 석박사 학위 논문이 ㉮와 같았지요. 그러다가 ㉯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지요. 여기서 사람들이 '밀접' '관련' '파악' '대강' 이런 한자말을 들먹이면서 문해력이 떨어지니 한자 교육을 더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요.


저는 우리 말글살이가 ㉰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면 초등학생도 무슨 말인지 너끈히 알아듣겠지요. 논문을 이렇게 써야 한다고 말하면, 학자들은 논문에 쓰는 말이 따로 있다고 썩어빠진 고집을 내세웁니다.


독일이나 이탈리아나 프랑스도 어려운 라틴말이 아니면 논문이 안 된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라틴말을 알아야 성직자, 학자, 다스리는 사람이 되고, 쉬운 제 나라말은 글로 쓰기엔 거칠고, 학문을 하기엔 모자란다고 여기면서 시장 바닥 사람들이나 쓰는 말이라고 업신여겼다고 해요.


그러다가 마르틴 루터가 성경을 쉬운 독일말로 쓰고, 단테가 신곡을 쉬운 이탈리아말로 쓰고, 복카치오가 쉬운 이탈리아말로 데카메론을 쓰고, 몽테뉴가 수상록을 쉬운 프랑스말로 쓰면서 뒤집어졌다고 해요. “초등학생도 알아듣게 쉬운 말로 써라.” 하는 말이 독일에서 논문 지도교수가 입에 달고 있는 말이래요. “쉬운 말로 할 때 가장 깊이 생각할 수 있다.” 저네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깨달은 바라고 합니다.


대통령한테 업무보고 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파운딩 모델" 해 쌓다가, 대통령한테 딲이는 영상을 봤어요.

이참에 우리도 <쉬운 말 쓰기 운동>이 불이 붙으면 좋겠어요.

“쉬운 말을 쓰자. 초등학생도 알아듣게. 아리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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