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회계는 형평성을 왜곡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측정에 있어서의 한계와 경계할 점

by 황정환 김앤장

오늘날 지속가능성 위기 속에서 회계는 예상치 못한 ‘지구적 영웅’으로 주목받았었습니다. 기업의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단일한 화폐 가치로 환산해 자본주의를 재편하겠다는 ‘임팩트 회계’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재무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는 전략, 투자, 리스크, 가치 창출을 가시화하고, 이를 통일된 기업 언어로 만들어 경영 의사결정과 시장 가격 형성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측정 노력이 모든 가치를 화폐로 환산하려는 단일 해법으로 제시될 경우, 기술적·윤리적 한계와 함께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내포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지속가능성 전략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적 측정을 다루었던 기존 논의와 함께,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SSIR)에 게재된 기사를 바탕으로 임팩트 회계가 지닌 구조적 한계를 균형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1. ESG의 대안으로 떠오른 임팩트 회계

기존 ESG 공시는 탄소 배출량, 물 소비량, 산업재해율 등 서로 다른 단위의 지표를 병렬적으로 제공해 왔고, 이는 투자자와 경영진에게 종종 혼란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ESG 대안으로 등장한 개념이 '임팩트 회계'입니다. 임팩트 회계는 기업 활동(환경 오염부터 고용 창출에 이르기까지)이 만들어내는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단일한 화폐 가치로 통합함으로써, 전통적 재무제표 안에서 사회적 성과와 재무 성과를 ‘의미 있게 비교’할 수 있다고 보는 야심 찬 프로젝트입니다. 이 관점에서는 이익이 아니라 ‘총 임팩트’가 새로운 경영의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임팩트 회계는 ESG의 ‘계승자’로 부상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러한 접근이 어떤 조건과 범위 안에서만 유효한지를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새로운 왜곡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2. 기술적 한계: 가격을 가치로 환산하는 문제

임팩트 회계의 가장 큰 도전은 시장 가격을 사회적 가치의 대리변수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화폐로 환산하는 시도는 직관적으로 매력적이지만, 경제학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많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습니다.


첫째, 주관적 가치와 소비자 편익의 문제가 있습니다.

기업 임팩트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편익입니다. 그러나 이 편익은 개인의 상황, 선호,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주관적 가치'이며, 이를 단일한 가격으로 정확히 포착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가격은 가치를 완전하게 대리할 수 없습니다.

하버드 IWAI 등의 일부 임팩트 회계 모델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초재’와 ‘사치재’로 단순 분류해 효용을 추정하지만, 이는 현실의 복잡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 방문을 위한 항공 여행이 통계적으로는 사치재로 분류되더라도, 개인에게는 취업 면접보다 더 큰 효용을 가질 수 있습니다.


두번째, 외부효과 산정의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탄소 1톤의 사회적 비용조차 학자와 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더구나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수많은 오염물질과 생태계 영향까지 중앙에서 통제된 수치로 환산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가정과 근사치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SSIR에서 강조하듯, 임팩트 회계 수치는 객관적 사실이라기보다 ‘가정 위에 세워진 계산 결과’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3. 가난한 나라를 외면하는 '데이터적 차별'

특히 강하게 문제가 되는 지점은, 임팩트 회계가 구조적으로 저소득 국가와 취약 지역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모든 임팩트가 동일한 문제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왜 물이 풍부한 스웨덴의 물은 역설적으로 극심한 물 부족 국가인 모리타니의 물보다 25배나 더 높은 임팩트 가치를 갖는가?


# 물 가치의 왜곡: 국제임팩트가치재단(IFVI)의 산식에 따르면, 극심한 물 부족 국가인 모리타니의 지하수 1㎥당 사회적 비용은 약 0.13달러로 계산되는 반면, 물이 풍부한 스웨덴은 약 3.25달러로 25배 이상 높게 산정됩니다. 이는 생존과 직결된 물 사용이 오히려 더 낮은 가치로 평가되는 역설을 낳으며, 가격을 기반으로 한 '객관성' 뒤에 숨어 있는 불평등을 드러냅니다.


# 노동 가치의 차별: 동일한 노동이라도 임금이 낮은 국가에서는 사회적 가치 역시 낮게 계산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낮은 임금은 개인의 생산성보다는 제도 미비, 부패, 협상력 부족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임팩트 회계는 이를 그대로 반영해, 기업이 가난한 지역보다 부유한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더 큰 임팩트’로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4. 임팩트 회계에서 유의해야 할 5가지 관점

SSIR기사는 이러한 한계를 유의하여 임팩트 회계를 실질적 변화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인식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째, 단일 수치가 주는 정확성의 환상을 경계해야 합니다: 화폐 수치는 정밀해 보이지만, 다층적인 가정과 선택의 결과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둘째, 국가 간 비교에는 극도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서로 다른 제도·소득·가격 구조를 가진 국가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형평성 왜곡을 낳을 수 있습니다.

셋째, 상식적 직관으로 결과를 검증해야 합니다: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물 소비의 해악이 더 작게 계산된다면, 방법론 자체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넷째, ‘손쉬운 해법’에 대한 유혹을 경계해야 합니다: 복잡한 사회 문제를 숫자 하나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반복되어 온 유행일 수 있습니다.

다섯째, 제도와 규제의 역할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SSIR 기사가 강조하듯, 임팩트 회계는 강력한 제도적 틀 안에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THOUGHT LEADERSHIP: 자율적인 시장메카니즘과 규제의 강화간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임팩트 회계는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마법의 탄환'일 수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검증 불가능한 수치 뒤에 위험도 상당부분 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는 정보가 없는 것보다 더 해로울 수 있으며, 이는 오히려 취약계층의 복지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자본주의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임팩트회계를 통한 이러한 측정의 노력과 함께 유의미한 제도와 정부 규제도 필요함을 말합니다. 탄소세 부과, 의무적인 환경 라벨링, 노동 환경 규제와 같은 직접적인 정부 개입이 실제 공기와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역사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의 자율적인 ' 회계'에 대한 측정노력과, 투명한 정치 지출 공시와 공공 제도를 강화해가는 것이 실질적인 임팩트일 것입니다.


본 프스팅은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SSIR)에 게재된 Andrew A. King & Kenneth P. Pucker퍼커의 기사 | "Impact Accounting Has an Equity Problem" 과 "Herioc accounting"를 참고해, 핵심 논지를 필자의 해석과 보완을 통해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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