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에서 고1 되는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정말 중요해요. 자기 주도 학습이 중요하지만, 그땐 방법을 잘 모르니까 일단 학원에서 공부시키는걸 최대한 많이 하면 좋죠. 국어는 아침 시간에 모의고사를 풀고, 영어는 단어만 **많이 외워두면 돼요. 수학이 문젠데.. 수상 파면서 선행도 해야죠. 결국 수능 보려면 수 1 수 2 해야 하니까요. 이제 문과도 똑같아져서 수 1수 2를 계속 돌려야 해요. 수시로 가는 애들이 많지는 않고 대부분은 수능 봐서 정시로 가지만, 고1 때는 아직 수시로 갈지 정시로 갈지 모를 때니까 수상 수하 심화까지 많이 해야 해요."
"쌤, 저는 중3 졸업하고 고1 학교 발표 나기 전에 처음 오토바이를 탔었어요. 친구가 독서실 가자해서 공부 좀 하다가 새벽에 나오니깐 (옆에 있는 친구를 가리키며) 저 **가 서있더라고요. 그날 처음 봤는데요, 제 친구의 친구 중 하나였어요. 한번 타보라 해서 탔는데 겁나긴 했지만 별거 없더라고요. 자전거 타는 것 같다가 속도가 붙으니까 시원하게 탔어요. 오토바이 한 대 사고 싶었지만, 빌려 타면 되니까 참았죠. 얘네들한테 먹을 거 좀 사주고 그러면서 몇 번 타고 다녔어요. 밤에요. 안 해본 거 해보고 실컷 놀아야죠. 그래야 고등학교 가서 후회 없이 하죠. 그때 그렇게 다 놀고 끝냈어야하는데, 고딩 입학하니 저**랑 같은 학교 같은 반인거예요. 아휴 그래서 망했어요."
"중3 기말 끝나고 졸업하기 전에도 시간이 엄청 많았어요. 독서실, 학원에서 친해진 친구들과 피씨방 많이 다닌 것 같아요. 특강은 엄마가 깔아놔서 듣기는 했지만, 우와 쌤들 수업 참 잘하신다... 생각하면서 졸기만 했어요. 공연 보는 것 같이 쳐다보고 있었는데, 제 공부를 한 건 아니죠. 그걸 이해하고 외우고 그래야 하는데 그냥 듣기만 했어요. 그래도 하긴 했죠. 그 정도면 뭐. 학원 다니고 숙제 적당히 하고 그러면 놀 시간이 없어서 애들하고 학원가 피시방에서 주로 만났고, 밥도 안 먹고 게임만 했어요. 틈 날 때 마다요. 게임은 그때 질리게 한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연애한 게 그때였어요. 반종(종합운동장)에서 축구하고 있는데, 친구의 친구들하고 같이 놀게 된 날 예쁜 애가 있더라고요. 친구한테 소개 좀 시켜달라 했죠. 자연스럽게 같이 두 끼 가서 떡볶이 먹고 그러다가 전번 따고 인스타로만 연락을 하다가 디엠이 와서 한번 봤는데 너무 잘 맞더라고요. 사실 제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가식 없고 성격이 좋아서 편하더라고요. 이상한 애들 많아서 가스 라이팅 그런 거 알거든요. 둘 다 모쏠은 아니었고요, 저는 썸만 몇 번 탔고 여자애는 두 번 정도 오빠랑 사귀어본 적이 있다더라고요. 암튼 겨울방학 때 잘 놀긴 했어요."
""많이 놀아놔라. 법의 경계선 내에서 무조건 많이 놀아라. 뭐든 해봐라. 후회 없이 놀아야 한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막상 고1, 2되고 고3 될 때쯤엔 놀고 싶지도 않고 할 것도 많이 없어요. 답답하고 걱정되는데 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없거든요. 놀다 보면 그만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법의 한계 내에서 뭐든 다 해보고 놀아봐야죠. 고1 과목들은 몇 개 안되고 어렵지 않으니까 3월부터도 수업 잘 들으면 충분히 잘할 수 있어요. 심한 일탈만 아니면 사실 뭐 다 할 수 있을 시간이 되니까요. 범죄만 아니면 되죠. 그건 지켜야죠."
"사나이는 몸빵이죠. 저는 그때 사당 쪽에 큰 유도관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제가 좀 마르고 작아서 아빠가 피티를 끊어줬는데, 너무 힘들기만 하고 재미가 없었어요. 피티 선생님이 성장체조 같은 거랑 근력운동을 많이 시켜줬는데, 제가 그냥 그만하겠다 하고 대충 하다 때려치웠어요. 그 근처에 유도관이 있는데 친구 두 명이 다니고 있어서 따라갔거든요. 첫날 새우 뛰기, 띠 뺏기, 스트레칭까지 다 재밌었어요. 아빠한테 바로 등록해달라고 해서 다니다가 지금은 주짓수 하고 있어요. 몸이 커지고 살이 붙으니까 키도 크더라고요. 중3 때 안 커서 다 큰 줄 알고 포기했었는데, 운동한 건 진짜 잘한 것 같아요. 안되면 몸으로 뭐라도 하고 살아야죠. 유도, 주짓수 좋아요.운동해라 후배들아"
고3이 될 아이들, 고2가 될 아이들, 고1 입학하게 될 아이들. 이제는 실전이다.
귀엽던 초등학교 시절도 눈 깜빡할 사이 지나버렸고, 기본기를 익히고 탄탄해져야 할 중학교 시절은 코로나와 함께 날아가버렸다. 안타깝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상황이니 불평하지 말고 살 길을 찾아 나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