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 해병대에서 철저하게 지키는 원칙이 있는데 계급이 높을수록 식사를 늦게 한다는 것. 보통 계급이 높을수록 더 대우를 받게 되어있는데 왜 여기는 반대일까? 이유를 들어보니 상급자가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다른 구성원들도 조직에 헌신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수십년간 이어진 이 전통은 미 해병대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에 엄청난 역할을 했고, 이를 기반으로 상급자일수록 먼저 희생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혀있다고 한다.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건강한 조직 문화의 본질이 단박에 이해 된다. 희생을 보여주지 않고 희생을 강요하는 상급자는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반면 먼저 희생을 보여주고 나와 다른 동료들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는 열정을 다해 따르고 싶어진다. 그동안 희생정신을 보여주었던 선배들이 떠오르고, 나는 어떤 선배가 되어가는 중인지 돌이켜보게 된다.
사회에 나온 후 가장 많은 희생을 보여준 선배는 현 직장의 대표님이다. 재작년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창립 이래 최초로 적자를 겪었던 적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연초 성과급은 지급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대표님이 본인의 월급을 구성원 수로 나눠 모두에게 지급해줬던 기억이 있다. 한 사람당 받은 금액이 얼마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대표님이 감수한 희생과 격려가 묵직하게 다가왔을 뿐이었다. 또 대표님은 이 외에도 잡일이 필요할 때, 수습이 필요할 때 항상 먼저 나선다. 그러다보니 이 분과 함께 일을 할 때에는 나도 진심과 열정을 다해 임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조직을 위해 더 헌신하게 된다.
나는 어떤 선배가 되어가고 있나 돌아보게 된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가. 충분치 않았던 것 같아서 반성하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작은 것 부터 바꿔나가야겠다. 팀 내에 문제가 있거나 해결해야하는 불편이 생기면 내가 먼저 나서서 바꿔보자. 그리고 이 실천을 최소한 하루에 한번씩은 해보려고 노력하자. 이 노력을 기점으로 우리 팀이 더 건강하게 바뀌어 가는 것을 목격한다면 정말 가치있는 결실일 것 같다. 내가 속한 소중한 이 조직을 잘 가꿔나가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