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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Oct 31. 2022

공채 첫 면접 후기 (영어면접)

내가 보려고 후루룩 남겨보는 간단후기

일요일 아침에 영어면접을 봤다.

이게 내 첫 영어면접이자 공채 첫 면접이다.

영어면접은 1차면접의 일부이나, 외국인 면접관님에 의하면 내 job interview의 일부는 아니라고 했다.

그러니까 영어실력을 측정하는 용도인 것 같다.

용도야 어찌됐건 면접은 면접이니까, 앞으로 있을 몇 차례의 면접에 참고하기 위하여 적어본다.



저번까지만 해도 1차면접날에 영어면접도 같이 봤다 들었는데 왜 갑자기 분리된 건지 모르겠다.

내 공채 첫 면접이 영어면접이라는 사실이 너무 쫄려서 현직자들에게 이리저리 물어봤는데 다들 하는 말이 영어면접은 그냥 오픽/토스 수준이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 했다.

준비할게 없다는 말까지도 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1차면접과 영어면접을 다른 날에 보게 되었다는 건 영어면접의 중요성이 그래도 조금은 커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조금은 준비했다. 아주 조금.. ㅎㅎ

"1. (회사명) 2. Me" 이렇게 두 카테고리로 나누고, 1번에는 회사 홈페이지를 영어 버전으로 접속해서 회사 개요, 경영이념 등을 정리했다. 다 쓰고 나서 입에 익도록 중얼중얼 읽었다.

그리고 네이버에 최근 기사 검색해서 몇개 복붙해두었다. 요새 친환경이 대세여서 그런지 그런 쪽의 기사 위주로 있어서 알아둬야 할 개념도 한두가지 정리했다.

어려운 질문 안 나온다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면접 시작부터 산업 관련 질문과 친환경 관련 질문이 나왔다.

산업은 따로 준비하진 않았지만 최근에 학회에서 발표 준비하던 내용을 엮어서 답했고, 친환경은 기사 공부한 걸 바탕으로 이야기했다.

준비한 게 그대로 나오니까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2번에는 우선 짧은 영어 자기소개를 적었다. 스크립트를 쓴 건 아니고 나를 나타내는 주요 키워드만 몇 개 끄적였다. 실제로 면접에서 자기소개를 시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 첫인상이 되기 마련인 자기소개를 구상하면서 나의 가장 중심되는 특성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도움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뜬금없지만 내 인생의 목표를 적어보았다. 나는 상당히 목표지향적, 가치중심적으로 사는 편이라 내 목표를 상기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확실히 정해두고 싶었다. 놀랍게도 면접에서 이 질문이 그대로 나왔다(what is your goal 그대로!). 신나서 열심히 답변했던 것 같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 외의 면접 준비라고 하면 샤워하면서 혼자 영어로 아무 말이나 중얼거린 거?

평소에도 씻고 화장할 때 유튜버 빙의해서 남한테 내 얘기하듯이 말하는 습관이 있다.

그걸 영어로 한다고 생각하고, 흘러가는 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혼자 해 보았다.

다만 내가 왜 무역을 하고 싶어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좀더 설명하듯이 말해보았다.

말하면서 생각이 구체화되고, 구체화된 생각은 메모해두었다.

특히 "why 무역"에 대한 질문이 면접때 나왔어서 또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답했다.

그리고 동생이랑 평소에 영어로 이야기하는걸 좋아해서 면접 전날에 동생이랑 좀 오래 이야기 나누고.

동생이 이런저런 질문 던져준 덕분에 근거를 들어 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이 이상 특별한 준비사항은 없었다.



일단 화상으로 봤다. 윗옷은 셔츠랑 정장 자켓 입고, 바지는 편한 청바지 입었다.

살이 쪘는지 그날따라 정장이 불편해서 얼른 벗어던지고 싶었다ㅎ

외국인 면접관(회사 직원이 아닌 외부업체 소속)과 15분 정도 면접을 봤다.

외국인이랑 이야기하니까 뭔가 영어회화 수업에서 선생님이랑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긴장은 하나도 안됐다.

그리고 긴장하면 말이 오히려 안 나온다는 걸 아니까 면접 직전까지 뇌를 일부러 비우고 있었다.

공부한 걸 외우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냥 아무 생각을 안했다.

친구랑 대화하기 전에 스크립트를 본다거나 무슨 말을 할지 구상하지 않는 것처럼, 면접도 같은 태도로 임했다.

"면접은 대화다" - 취준생으로서 내 신조다.

사람마다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마음가짐이 다르겠지만, 일단 나는 원래부터 말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면접관에게 진정으로 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뭘 사전에 계획한다거나 그러면 안되는 것 같다.

전문적인 질문부터 나 자신에 대한 질문까지 다양한 수준의 질문이 나왔고, 더듬거리면 더듬거리는 대로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중간에 면접관님께서 대답 좋다고 칭찬해주셨다 :) 칭찬받으니까 기분 좋아서 더 열심히 답함.



수요일엔 직무면접과 인성면접이 포함되어 있는 1차면접이 예정되어 있다.

영어면접 준비하면서 만들었던 두 카테고리에 따라, 회사와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방식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일은 취업지원팀 모의면접도 예정되어 있다.

준비 시간이 객관적으로 충분하진 않지만, 그냥 나 혼자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면 불충분한 거고,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충분한 거다.

난 이미 나로서 충분하다. 그걸 잘 입증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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