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운즈 한남’은 문화공간인가?

사운즈 한남, 랄프로렌, 회현동으로 간 스틸북스

by jwk

2018년 이태원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위치에 사운즈 한남이 문을 열었다. 개인적으로 대학시절 지도 교수님이 사시는 동네 바로 옆이라 낯익은 동네에 반가운 소식이었다.


사운즈 한남이 문을 열고 며칠 지나 저녁시간, 가족 모두 함께 방문했다. 아직 빈 공간이 있을 때였다. 작은 골목길들을 만들어 놓은 구성, 아기자기한 동선, 위압적이지 않은 외장재는 골목 동네와 너무 잘 어울렸다.


가장 놀라운 점은 ‘스틸북스’였다. ‘아니, 이런 상업시설에 이렇게 서점을 꽂아 놓는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조수용님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편으로 ‘공공영역의 문화공간들은 이제 다 망했구나‘ 생각했다. 큐레이션 되어 있는 책들은 보기에 편했고, 같이 간 가족들은 책 한 권씩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동안 사운즈 한남은 자주 가게 되는 곳이었다. 주차도 되고, 입구의 카페에 사람이 너무 많긴 했는데, 스틸북스에 가면 되니 괜찮았다. 1층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즐거웠다. 사무실 직원들과 케이스 스터디를 위해 답사를 가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인가 사운즈 한남으로 향하지 않게 됐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러던 중 2025년, 뜻밖의 뉴스를 보게 됐다. 사운즈 한남에 랄프로렌 매장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스틸북스는 회현동에 새로 생겼고, 사운즈 한남에서 나간 지는 꽤 시간이 지났었다.


최근 바뀐 사운즈 한남을 일부러 갔다. 원래 건축컨셉이 도심의 리조트였는데. 그 컨셉은 달라지진 않은 것 같다. 사실상 앵커시설이 위치하는 (스틸북스 자리) 자리의 랄프로렌 여성 플래그쉽 스토어는 비일상적인 인테리어와 컬러로 일상의 공간을 순식간에 비일상으로 전환시키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기존에 한남동 골목을 연결하는 건축물의 관통성은 뭔가 좀 약해졌다. 스틸북스는 굉장히 멋지고 세련된 이국적인 비일상적인 동네 서점을 만나는 느낌이었다. 랄프로렌 매장은 그렇지는 않다. 목적이 있으면 거침없이 들어가겠지만, 아마도 과거의 스틸북스처럼 자연스럽게 출입하고, 긴 시간 머물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매장에 스틸북스 때 보다 훨씬 편한 소파가 있으나 쉽게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는 어렵다.


여기서, 떠오르는 질문은 ‘이제 사운즈 한남은 문화공간인가?’이다. 여전히 갤러리도 있고, 다양한 브랜드와 카페, 식당이 있지만. 스틸북스 시절과 같은 문화공간은 아니다. 어떤 이유로 바뀌었는지는 자세 모르지만 조수용님의 초기 컨셉과는 확실히 달라진 ‘선택적 취향의 문화공간’이 된 건 사실이다. ‘이제 사운즈 한남은 문화공간인가?’에 대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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