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로렌, 스타벅스, 애플에서 느껴보는 문화공간 1편

랄프로렌과 박물관 : 깊고 넓은 수직적 취향

by jwk

*이 글은 상업공간의 사례를 통해 문화공간에 필요한 것을 고민해 보는 3부작 시리즈입니다.


랄프로렌과 박물관 : 깊고 넓은 수직적 취향


폴로 랄프로렌이란 브랜드는 대부분 알 것이다. 미국 브랜드로 의류부터 침구류 까지를 만드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이다. 클래식한 스타일을 추구하여 트렌드가 변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브랜드다. 세컨드유즈시장에서도 거래가 많이 되는 브랜드이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는 대부분 매장이 있고, 진한 마호가니 나무톤을 바탕으로 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폴로의 브랜드 특징이 클래식이기에 마치 오래된 역사를 가진 누군가의 집에 들어가 그와 그녀가 모아둔 옷과 액세서리를 구경하는 느낌이다. 클래식한 스타일이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스타일과 평범하지만 독특한 특징을 보이는 디자인을 찾는 재미가 있다. 플래그쉽 스토어에 가면 랄프스 카페가 함께 있어야 폴로의 브랜드 취향을 좀 더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랄프로렌의 매장은 박물관을 떠올리게 한다. 클래식한 스타일의 특정 취향을 굉장히 수직적으로 깊게 파고 들어간 느낌이다. 깊게 파고 들어간 그 깊이를 그대로 유지하며 좌우로 넓게 펼쳐 다양한 컬렉션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랄뽕’ 맞았다는 표현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랄프로렌의 ‘랄’과 마약을 뜻하는 ‘뽕’을 합성어로 만들어 랄프로렌에 중독된 강력한 팬덤층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취향의 깊이 덕분에 강한 브랜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 동안 랄프로렌의 인기가 주춤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클래식한 스타일의 깊은 취향을 유지하고 더욱 강화하는 브랜드 관리 덕분에 요즘 랄프로렌은 모든 연령대가 선호하는 브랜드이다. 이런 현상은 집요할 정도로 ‘수직적으로 깊은 취향의 선택’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드넓은 취향의 표현’이라고 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케데헌으로 주목받기 이전 세간에 큰 화제가 된 것은 ‘사유의 방’이다. 오로지 반가사유상만을 위한 전시 공간을 만들고 감상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건축가의 디테일한 공간의 설계로 만들어진 특별한 전시 프로그램이다. 수직적으로 깊은 취향과 그 안에서의 오로지 반가사유상만을 위한 전시 공간이라는 광범위하고 다각적인 표현으로 좋은 전시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사유의 방’과 랄프로렌의 매장 구성에는 비슷한 기본 원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공간이 가져야 할 이런 취향의 깊이와 넓이는 취향의 시대이자 다양성의 시대에 필수 조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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