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4 직장동료

by 테지

내가 회사에 다닌 지 어언 몇 달이 지났을 때쯤 이야기이다.

나의 하루하루는 정말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갔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약 30-40분간 운전을 하여 회사에 도착을 한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밤새 온 메일을 다 읽어보고 필요한 메일은 모두 출력을 하였다. 출력을 한 자료를 가지고, 선배와 부장님, 팀장님께 보고를 하며 하루 일과는 시작이 되었다.


누구나 그렇든,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힘듦이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 팀 선배는 늘 나를 잘 다독여주었고 그 힘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오늘도 일을 하며 좀비처럼 하루를 보내고 있던 중 내선전화기가 울렸다. 경영지원팀의 과장님이 부르셨다.


"연말에 신입사원들 장기자랑 있어서 준비해야 해요."

"네?"


'장기자랑'이라는 단어를 듣고 자리에 와서 멍하게 앉아있었다. 그러던 와중, 휴대폰에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하였다고 떠서 보니, 단체 카톡방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다양한 인사를 받았고, 나도 하는 수 없이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하였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선배한테 이러한 경위를 말했다. 선배는 "나도 했었어, 그냥 너도 하면 돼"라고 하였다. 너무나 싫었다. 장기자랑도 싫었고, 일이 많아 바쁜데, 그런 거 까지 해야 되나 싶었다. 단체카톡에서 나는 아무 말하지 않았고,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활기차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장기자랑을 연습하기 위해, 약속시간을 잡았고 나는 정말 하기 싫었지만, 꾸역꾸역 나갔다. 장소에 나가니, 나를 제외하고 모두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알고 보니, 나는 상시 채용으로 인하여 들어왔었고, 다른 사람들은 정기채용으로, 흔히 말하는 정시로 들어왔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정시로 들어온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던 거 같다.


만나서 통성명을 하고,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였다. 신기하게도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제법 많이 친해졌다. 회사를 마치고 나서 술도 한잔 마시고, 점심도 같이 나가서 먹고, 새로운 친구들이 생긴 기분이었다. 회사에서 힘든 점을 서로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나니 회사를 다니는 게 점점 재밌어졌다.


서로가 서로의 일을 알기는 하지만, 이해를 하지 못하였고 거기서 힘든 부분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척도가 다른 경우도 존재했었다. 그럴 때는 조금은 소원해지기도 하였다.


하나,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사회에서 만난 친구도, 결국은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이라고.

자기가 하는 일이 제일 힘든 일이라고.


저렇게 소원해지거나 하면, 또 술 한잔하고 풀고 다음날 또 투닥투닥하고 이러한 일상도 나의 회사의 일부분으로 녹아들었다. 직장동료들에게 우리 팀 와서 일해볼래? 너도 커피 좋아하잖아라고 장난도 치고, 야근할 때면 어차피 늦게 갈 건데 밥이라도 맛있는 거 먹자고 나가고는 했다.


아!

그리고 장기자랑은 어떻게 되었냐고?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도 나지 않은 채, 몇 년짜리 흑역사를 제조하였다.

다행히 내가 뭘했는지는 누구도 잘 알지 못한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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