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박자

by 배종영

그의 왼쪽 팔에 느닷없이

4/4박자 음악이 깃들었다.

허공에 형체도 없이 떠돌던 박자를

유전성 바람이 가져다 넣었다.

뒷마당 감나무 한쪽 몸피에 작년 가을 모진 삭풍이 들었고 합의도 없

이 음지와 양지를 나누어 가졌다. 올해 반쪽만 봄이 온 감나무는 물길

이 끊겨 경색(梗塞) 중이다.

동병상련, 박자가 깃든 손으로 감나무를 짚으니

부르르 풍이 번졌던 것이다.

음치 몸치로 평생을 살아온 그에게 뒤늦게 들어온 박자가 여간 불편

하다. 뒤, 뚱, 먼저 간 발이 뒤따르는 발을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두

박자로 발이 움직이면 나머지 두 박자는 지휘하듯 떨리는 손이 완성한

다.

양쪽이 한쪽으로 몰리는 일

남의 손 같은 한쪽 손을 기다려 주는 일

바람이 내린 동행지침이다.

여전히 꿈꾸는 봄이 시커멓게 죽은 겨울 가지 하나를 붙들고 있다. 바

람 불어 나쁜 날, 측만(側彎)으로 비스듬히 균형을 잡는다.

빛과 그늘,

함께 그늘이 될 때까지 빛이 그늘을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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