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화석을 처음 보았을 때
적잖이 실망을 했다.
빗방울 그 동그란 결정체가
한 웅덩이만큼 고여서
첨벙거리고 있을 줄 알았다.
빗방울 화석, 거기엔
무수한 빗방울이 음각으로 박혀있는,
어린 날 외가쪽 먼 친척 아주머니 얼굴 같은
방울은 다 튀어 나가고
튄 자국만 성성하게 얽어 있었다.
그러고 보면
그 옛날 흔하게 보았던
빗방울 여럿 튄 얼굴들
그 자국에 세상 빗물 다시 내려 고이던
빗방울 화석은 마을마다 흔했다.
그러나 겉과 달리 빗방울 속은
긴 가뭄같이 딱딱하게 말라 있다.
아직 채 여물기도 전
비수처럼 파고들던 빗방울의 상처
속까지 파고들면 무너질지도 몰라
세상 소나기 겉으로만 받고
단단한 속까진 절대로 들이지 않겠다는
빗소리처럼 외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