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하는 아들
동백이(첫째 아들)는 내년에 만 3세가 되는 유치원에 갈 나이예요.
이맘때쯤 많은 엄마들이 어린이집에 계속 보낼지, 유치원으로 옮길지 고민하곤 하죠.
놀이학교나 영어유치원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실 고민이라기보다는 유치원에 합격해야 갈 수 있는 상황이에요.
현재 동백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다양한 수업과 체험 활동을 제공하고 있고, 선생님과 친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서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유치원 입학은 기회가 있을 때 지원하지 않으면, 6세나 7세가 되었을 때는 들어가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에 지원해 보았어요.
지역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저희 동네 기준으로 유치원 입학은 경쟁이 치열하더라고요.
대부분의 유치원이 다자녀나 맞벌이 가정에게 우선권을 주는 우선 선발 전형에서 다수의 원아를 모집하는데, 저희는 우선 선발에서 모두 떨어졌어요.
그리고 전체 정원의 10%만 일반 전형으로 뽑는 유치원에 한번 더 지원했는데 대기 번호 2번을 받았죠.
그래서 유치원 입학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어린이집에는 내년에도 재원 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이번 주 월요일 저녁, 유치원에서 연락이 왔어요. 먼저 선발된 친구가 등록하지 않아서 저희에게 기회가 왔다고요.
동백이는 상황을 얼떨떨해했지만, 가족 모두 기뻐하니 그 모습을 보고 좋은 일이라는 걸 눈치챘나 봅니다.
다음 날 아침, 동백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하면서 유치원 이야기를 꺼내길래 이렇게 대화를 나눴어요.
엄마 : 어린이집에 가서는 유치원에 갈 거라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
동백 : 왜?
엄마 : 어린이집에 계속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선생님이 들으시면 서운하실 수 있거든.
동백 : 알겠어. 그러면 월, 화, 수요일은 어린이집 가고 목, 금요일은 유치원 가면 되겠네.
이런 귀여운 대화를 나누며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유치원 등록을 마무리했어요.
그리고 어린이집 하원 시간에 담임 선생님께 유치원 입학 소식을 말씀드렸어요.
선생님께서 "아, 그래서 동백이가 유치원에 간다고 이야기했군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당부했는데도, 기쁜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나 봅니다. ㅎㅎ
선생님이 "동백이 이제 유치원에 가는 거야?"라고 물으시자, 동백이는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웃었어요.
올해 내내 유치원에 보낼지 고민하다가 지원했고, 불합격 소식을 들었지만 결국 입학하게 되었어요.
아가였던 시절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제 유치원에서 단체생활을 하게 된다니,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은 마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