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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급한 성격

장점일까 단점일까

by 피치머니

저는 성격이 급해요.

모든 성격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제 급한 성격도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요.

남편과 저는 8월에 만나 그 이듬해 1월에 결혼했으니, 만난 지 5개월 만에 결혼을 했죠.

이렇게 빠른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건 저의 불같은 추진력 때문이에요.

남편이 저와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을 때, 저는 "그래?" 하고는 결혼식 날짜부터 예식장, 사진 촬영, 신혼여행, 그리고 사소한 것들까지 척척 일정을 잡았어요.

취업 준비를 하거나, 이직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제 실력으로는 터무니없어 보이는 직장에도 과감하게 원서를 넣었고, 면접을 보며 깨지기도 했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았죠.

블로그를 시작할 때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겨 글을 쓰고 발행했어요.

생각을 하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추진력이 제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급한 성격이 육아에서는 저를 힘들게 해요.

아이들은, 특히 남자아이들은 제가 원하는 대로 바로바로 행동하지 않아요.

하루에도 수십 번은 재촉하고 싶고, 어떤 행동은 멈추게 하고 싶을 때도 많죠.

좋게 말하면 잘 듣지 않아서, 결국 참다못해 화를 내기도 해요.

오늘 아침에도 미간을 찌푸리며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했더니,

어린이집 선생님은 예쁘게 말하는데, 엄마는 왜 이렇게 무섭게 말해?


아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은 한 번에 잘 들으니까 예쁘게 말씀하시지만, 엄마 말은 안 듣잖아! 그러니까 엄마가 무섭게 말하는 거야.’ 저는 속으로는 이렇게 외쳤죠.

아침에 짜증이 차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며 겨우 어린이집에 보내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니 이제야 화가 가라앉네요.


최근에 읽은 ‘자녀교육 절대공식’이라는 책에서 저자 방종임 님이 쓰신 문구가 생각나요.

뜨겁게 사랑할 시간

첫째 0년, 둘째 0년

자녀교육 절대공식 中


방종임 님은 이 문구를 집 곳곳에 붙여두며 욕심을 경계한다고 해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마치 내 일부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그러면 아이가 내 뜻대로 따라야 한다는 기대와 욕심이 생기기 쉬운데, 이 문구를 보며 '아이는 내가 사랑으로 돌아봐야 할 존재이고, 언젠가 내 곁을 떠날 사람이다'라는 걸 되새긴다고 하더군요.

저도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포스트잇에 이 문구를 적어 두었어요.

제가 화가 많은 사람이라는 걸, 저의 부족한 점들을 육아를 하면서 알게 되네요.

이 모든 순간이 제 마음의 그릇을 키워가는 과정이 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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