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 이은경

나는 어떤 엄마가 될 것인가

by 피치머니

유튜브 슬기로운초등생활 을 운영하시는 이은경 선생님의 책,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를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검색해 보니, 역시나 예약 대기가 길더라고요. 인기 많은 책이라는 게 실감 났죠. 몇 주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제 차례가 와서, 기대 가득 안고 책을 펼쳤어요.

책 속에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부터 중고등학생 시절까지 함께 해온 선생님의 진솔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저도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부끄러운 속내를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읽으면서 여러 번 피식 웃기도 하고 깊이 공감하기도 했죠. 그래서 어제부터 아이가 잠든 틈틈이 읽기 시작해, 결국 이틀 만에 다 읽었네요.

지금 저는 1살과 4살 된 두 아들을 키우고 있어요. 늘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흔들리지 않기'를 다짐하면서 양육에 필요한 우선순위와 중요한 점들을 공부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학령기가 되어도 비교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직 초등학생을 키워본 적이 없으니, 제 상상이 실제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벌써 영유아 시기부터 교육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누군가 아이에게 전자기기를 보여주기라도 하면 마음이 요동치는 제 모습을 보면, 저도 자녀 교육에 꽤 신경 쓰고 욕심도 많은 엄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아이를 키우는 길에는 기쁘고 행복한 순간도 많지만, 마음 아픈 순간도 종종 찾아오죠. 그러나 아이가 겪어내야 하는 일들이 있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거라는 걸 느낍니다. 혹시라도 아이가 더 자라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었을 때 제가 공부를 강요하고 있다면, 그때는 '공부는 아이의 선택'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두고 싶어요.


p95~97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과 눈빛

둘째를 키우며 너덜너덜해진 나는 큰애가 숨만 쉬어도 고맙다. ~ 중학생이 중학생의 시간을 살아간다는 평범하고 당연한 사실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
책가방을 스스로 챙기는 것, 입학 때 사준 실내화를 아직 잃어버리지 않은 것, 머리를 헹구고 났을 때 거품이 남아 있지 않은 것, 아슬아슬할지언정 지각은 하지 않을 시간에 출발하는 것, 교복을 잃어버리거나 구멍 내지 않은 것, 늦게까지 편의점을 전전하다 들어와 이는 닦고 자는 것, MRI나 유전자 검사처럼 무섭고 비싼 검사를 받지 않게 해 준 것, 가끔이지만 100점 시험지나 임명장 같은 귀한 종이를 구경하게 해주는 것, 외롭고 힘들다는 이유로 학교를 결석하지 않은 것.

​질투와 경쟁심으로 뒤집힐 때가 잦은 눈이지만, 대부분 시간 이런 담백한 눈으로 큰아이를 바라본다. 아주 가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에 쌍욕이 터질 때도 있지만, 그런 식의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 아이를 향한 어미의 눈빛은 시종일관 사근사근하고 따사롭다.
~
어떤 아이는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 계좌를 가지고 태어나고, 또 어떤 아이는 눈으로 훑기만 해도 외워지는 공부머리를 물려받았을지 몰라도, 이 아이는 뭘 해도 고맙고 기특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지적하지 않는 엄마를 가진 것이다. 얘가 물고 태어난 게 금수저다.


요즘 들어 1살 동생을 질투하는 첫째 동백이(4살)에게 자주 큰 소리를 치게 되고, 제 수고가 더해진다는 생각에 아이를 못마땅하게 볼 때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과 눈빛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어요.


p162 아이의 인생은 대신해 줄 수 없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아이가 경험하는 중인 그 어떤 것도 우리가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점이다. 시험장에 들어가 답을 찾아내는 것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이는 건 아이 자신이다.


책에서는 발달이 느린 둘째 아이가 겪는 어려움들도 나와요.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도 아프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아이 스스로 감당하고 이겨내야 한다는 내용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p194~195 아들을 향한 엄마의 기도

아이 인생 중 일 년 만이라도 이해심과 인내심과 지혜로움이 바다보다 넓고 깊은 담임 선생님을 배정해 달라. ~ 조금만 여유 있게 바라봐 줄 따뜻한 눈빛의 어른을 이 아이에게 허락해 달라. 엄마인 내가 먼저 그런 어른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며 뭐든 할 테니 나 말고도 그런 어른을 단 몇 명만 더 허락해 달라.
~
따뜻하고 선하고 의리 있는 단짝 친구 한 명만 같은 반에 붙여달라.


저도 아직까지는 이런 기도를 해보지 않았지만, 내년에 만 3세가 되는 아이가 지금 여러 유치원에 지원하고 있어서 기도하려고 해요. 어떤 유치원에 가게 될지, 아니면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에 계속 다닐지는 아직 모르지만, 아이가 유아 시절을 보내는 동안 권위가 있으면서도 아이를 사랑으로 품어주는 선생님, 그리고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즐겁게 원생활을 할 수 있기를요.


p231 서로에게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주기

서로가 서로에게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주는 삶.
각자의 삶의 여정을 따뜻한 눈빛으로 격려하는 삶.
실수와 실패에도 섣불리 개입하거나 꾸짖지 않는 삶.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 도움을 청하고 건네는 삶.
어는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복종을 강요하거나 기대하지 않는 삶.


책의 처음 부분에서는 여러 사례를 통해 아이들에게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주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요.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아이들이 부모인 '나'의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그 모습을 본받아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내가 아이들의 다정한 관찰자인 동시에, 아이들이 나의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주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울림을 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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