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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Jan 25. 2023

오스트리아에선 콜라가 맥을 못 춘다?

콜라를 압도하는 오스트리아 대표 소다, 알름두들러

오스트리아에서는 탄산을 마시고 싶을 때면 콜라나 스프라이트 대신 찾는 탄산음료가 있다. 오스트리아 전통의 알름 두들러(Alm Dudler)다.


라벨을 보면 오스트리아 전통의상을 입은 남녀가 있는데, 여자는 남자에게 어깨동무를 남자는 여자의 허리춤을 감싼 채 다정하게 웃으면서 음료병으로 건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남자의 이름은 Jakob이고 여자의 이름은 Marianne이다. 남녀의 뒤에는 하얀 선으로 알프스의 험준 한 산맥을 그려 놓고, 그 왼쪽 한 귀퉁이에는 Vegan이라고 적어 놓았다. 알프스에서 나는 약재를 모아 만들었음을 자랑하려는 모양새다.


알름 두들러를 처음으로 마시면 약초 맛이 나서 약간은 거슬리기도 한다. 아마 콜라의 달달한 첫맛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엔나 지인 B는 처음에는 뭔가 맛이 이상하지만, 자꾸 마시다 보면 '인이 박힌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알름 두들러 예찬론자가 되었다. 몇 번이나 마셨을까. 나도 어느 순간부터는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을 때 철저하게 마케팅론에 따라 진열된 음료 코너에 다다르면 자연스레 콜라보다는 알름두들러에 손이 간다. 또 식당에서 음료를 시킬라치면 시원한 맥주가 아닌 다음에야 곧바로 알름두들러를 주문한다. 익숙해지고 '인이 박힐 때'까지 친해지기 까지는 어느 정도 썸을 타야 하는 연애 관계가 이런 걸까 싶다.


알름두들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알름두들러는 처음에 결혼선물(wedding present)로 만들어졌다. 어윈 클라인(Erwin Klein) 사람이 자신의 신부 잉그리드(Ingrid)에게 결혼 선물로 주려고 알프스에서 나는 약초 32가지와 비트 슈가, 소다수를 섞어서 만든 것이 알름두들러였다. 그때가 1957년 10월 17일이었다.


그래서 알름두들러 회사는 알름두들러를 '마음과 영혼이 담긴(heart and soul)' 음료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비밀의 레시피는 1957년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알름두들러는 어떤 맛이 있나?

콜라도 일반 콜라, 콜라 라이트, 제로 슈거 등이 있는 것처럼 알름두들러도 여러 변이가 있다. 가장 기본은 오리지널이다. 그 외에 라이트가 있고, 설탕이 없는 슈가 프리도 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골라서 마시면 된다.


참고로 일반 식당에서 파는 알름두들러는 투명한 유리병에 라벨이 없이 흰색으로 프린팅 되어 있지만, 일반 마트에서 파는 오리지널은 플라스틱병이면서 라벨이 붙어 있다.


더운 여름날 얼음이 한가득 든 잔에 온더락으로 알름두들러를 차갑게 해서 마시면 목 타는 갈증을 한 번에 날려버릴 청량감을 느낄 수 있으니, 오스트리아에 가면 콜라 마니아들도 잠시 콜라는 두고 알름두들러를 마셔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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