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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Jul 17. 2022

비엔나: 비엔나 시내 투어

비엔나에 갔다 왔다는 얘길 하려면 꼭 들러야 할 곳들을 한눈에 알아보기

비엔나는 옛날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광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문화와 예술의 도시라는 말이 제격이다. 그 비엔나에 당일로 오든지 아니면 며칠을 머무르든 비엔나에 가 봤다고 하려면 필수적으로 들러야 할 곳들이 있다. 나중에 하나하나 자세히 포스팅을 하겠지만, 처음으로 비엔나로의 여행을 계획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주요 시내 투어 장소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나의 경우 처음으로 가는 낯선 유럽 도시들에서는 꼭 가이드 투어를 한다. 아무리 미리 여행안내책자와 여행기를 담은 블로그들을 보면서 준비를 해도, 막상 현지 가이드에게 역사와 문화, 그리고 주요 시내투어 스폿들에 대해 현장감 있게 듣는 얘기 라야 귀에 쏙쏙 들어오고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마이리얼트립이나 유튜브에 가면 현지 가이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슈테판 성당

유럽의 중세 도시들은 늘 공통점이 있다. 당시 왕권만큼이나 강했던 교황권 때문에 도시의 한가운데에는 늘 광장이 있고, 그 광장에는 성당과 시청이 위치해 있다. 비엔나의 가장 한복판에도 슈테판 성당과 슈테판 광장이 있고, 1호선 지하철(빨강)이 지난다.


성당은 무료입장이지만, 미사를 보거나 성당 가운데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고, 또한 남쪽 탑, 북쪽 탑에 올라가려면 별도의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야 한다. 날씨 좋은 날은 탑 위로 올라가 비엔나 시내 전체를 조망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맞은편에 Haas 빌딩도 눈여겨볼 만하다. 고색창연한 건물들 사이에서 유일한 현대식 건물이면서, 벽면 유리창에 비친 슈테판 성당도 나름 운치 있다.


성 삼위일체 탑 (페스트 조일레)

유럽의 도시를 다녀보면 페스트가 얼마나 중세 유럽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짐작이 된다.

비엔나에도 페스트 종식을 기념하는 성 삼위일체 탑이 그라벤 거리 한복판에 있다.


황제 레오폴트 1세의 명으로 탑이 만들어졌다고 하며, 황제는 이 성 삼위일체 탑에 자신의 모습을 남겨 페스트를 퇴치하기 위해 힘썼다는 것을 역사에 남기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탑을 자세히 보면 당시 근친혼 때문에 생긴 유전병인 주걱턱이 그대로 묘사된 인물을 찾아볼 수 있다. 레오폴트 1세다. 보통은 왕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각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의 모습 그대로 조각해 둔 것이 특이하다.


성 페터 성당

슈테판 성당에서 그라벤 거리를 따라 조금만 가면 페터 성당이 있다. 내부가 아주 화려하면서도 슈테판에 비해 규모가 작아 아담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준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에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있으니 시간이 맞으면 오르간 연주를 감상해도 좋다.


율리우스 마이늘(Julius Meinl) 마트

그라벤 거리 끝에는 비엔나의 대표적인 커피 메이커인 율리우스 마이늘 매장이 있다.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라 일반 마트인데, 고급스럽다.


비엔나스러운 기념품을 사려면 잠깐 들러도 좋다.


데멜 카페 (Cafe Demel)

비엔나 3대 카페 중 하나로, 데멜 토르테로 유명한 곳이다. 늘 대기줄이 있을 정도로 관광 명소 중 하나이다.


커피와 데멜 토르테도 맛나지만, 카이저슈마른(Kaiserschmarrn)을 맛보길 바란다. 커피와 함께 먹으면 제격이다.


안쪽에 선물용으로 포장된 쿠키도 파는데 몇 분께 선물해 본 결과 반응이 아주 좋았다.


호프부르크 왕궁 앞 미하엘 광장

그라벤 거리 끝에 있는 율리우스 마이늘에서 왼쪽으로 돌면 저 멀리 호프부르크 왕궁 돔이 보인다. 왕궁 앞에는 옛날 로마인들의 유적지가 전시돼 있다. 왕궁을 지나서 통과하면 호프부르크 왕궁 앞 광장으로 갈 수 있다.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호프부르크 광장을 지나서 왕궁 정문 가까이 오면, 링 스트라세 건너편에 똑같이 생긴 두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 편이 미술사 박물관, 오른쪽이 자연사 박물관이다. 개인적으로는 르네상스 시기의 미술을 좋아해서 미술사 박물관을 좋아했다. 입장료는 17유로 정도인데, 세 번 이상 갈 계획이 있으면 연간 회원권을 끊는 것이 저렴하다.

그리고 여름이면 박물관 패스를 판다. 8개 박물관을 갈 수 있는 패스가 18유로니 짧게 여행을 가는 분들도 미리 검색해 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자연사 박물관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경제력이 얼마나 컸는지 참 많이도 사 모았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볼만 하다.


레오폴드 미술관

에곤 쉴레의 작품들이 많이 전시된 미술관이다. 그 외에도 오스카 코코슈카, 한스 마카르트 등 비엔나 분리파의 예술 작품들이 많다.


참고로 레오폴드 식당에는 불고기 덮밥, 회덮밥 등 한식 메뉴가 있으니 식사 때 가는 분들은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비엔나 시청사

비엔나 시청사 앞에는 매년 7월부터 8월 말까지 두 달 동안 Film Festival이 열린다. 매일 한 두 편씩 시청 앞에 설치된 거대 스크린에서 발레, 오페라, 음악 공연 등을 틀어준다.

공연장 앞에는 Ottaklinger 맥주를 비롯해 각종 음식 가판대들이 들어서니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면서 잠시 한때를 즐기는 것도 좋다.


그리고 겨울에는 비엔나에서 제일 큰 크리스마스 마켓과 아이스링크도 열린다.


칼스 교회(Kahl's Kirche)

Oper역에 위치한 칼스 교회. 교회도 교회지만 바로 앞에 있는 연못도 잠시 쉬어가기 좋다.

교회 내부를 구경하려면 8유로 입장료를 내야 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구경할 의지는 없었다.


대신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교회 안에서 공연을 한다. 화요일에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금요일에는 비발디의 사계다. 가격이 그렇게 부담되지는 않으니 교회 안에서 하는 연주를 경험 삼아 들어보는 것도 좋다. 2022년을 기준으로 Category 1은 49유로, 2는 41유로, 3은 32유로인데, 교회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카테고리 3의 맨 앞자리 정도면 음악 감상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


알베르티나 미술관

알베르티나 미술관은 '꽃보다 청춘' 동유럽 편에서 할배들이 비엔나 마지막 날 자유시간을 가질 때 짐꾼이었던 이서진이 혼자서 관람 갔던 미술관이다.

알베르티나 대공이 자신이 수집한 작품들을 기증하면서 만든 미술관이라고 한다. 인상파, 입체파들의 작품을 볼 수 있고, 알베르티나 대공이 살던 집, 아니 궁궐이라고 해야 적절한 곳을 구경할 수 있다.


여기 2층 난간이 오페라 하우스 야경을 찍기에 가장 좋은 곳이고, 비포 선라이즈 영화에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밤을 새우고 새벽을 맞았던 곳이다.


참고로 바로 앞에 소시지 가판대가 있는데 맛집이다. 소시지에 빵, 아니면 소시지와 맥주를 추천한다.


벨베데레 궁전

클림트의 키스로 유명한 미술관이자 궁궐이다.

시내에서 D번 트램을 타면 갈 수 있다. 클림트의 키스 외에도 유디트 등의 작품을 즐길 수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궁궐 앞 정원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참고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으니 처음 가는 분들은 이용하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여기도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곳 중 하나이다.


쇤브룬 궁전

독일어 의미 그대로 아름다운 연못이라는 의미의 궁전이다. 4호선 쇤부른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

쇤브룬 궁전 안을 구경할 때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는 활용하자. 구경이 끝나면 뒤쪽 정원으로 가서 잘 정돈된 정원을 거닐어 보자. 저 멀리 언덕 위에 글로리에테가 있는데, 더운 날에는 걷기 힘들다. 언제 다시 오랴하는 마음으로 마차를 타고 도는 것도 좋다.

글로리에테에서는 비엔나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슈타트 파크

3구에 위치한 시민 공원이다. 여름에 햇살 좋은 날은 저마다 여기로 와서 너른 풀밭에 누워 일광욕을 즐긴다.

황금색의 요한 슈트라우스 동상 사진을 찍으러 일부러 많이들 들리는 곳이지만, 호수가나 풀밭 위에서 망중한을 즐겨 봐도 좋다.


칼렌베르크 언덕

19구의 그린칭에서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비엔나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시내 뷰와 함께 19구의 포도밭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상에는 간단한 커피와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고, 호텔에서 운영하는 식당도 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해도 좋으나, 아인슈패너나 아이스(Eis) 커피 한잔 마시면서 경치를 감상해도 좋다.


슈피텔나우 쓰레기 소각장

비엔나의 대표적인 예술가 훈데르트 바서의 예술혼이 쓰레기 소각장에 담기면서, 기피시설이었던 쓰레기 소각장이 오히려 관광명소가 된 모범 사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 등에서 견학을 많이 가는 곳이다. 비엔나 쿤스트하우스, 훈데르트 바서 아파트, 비엔나에서 차로 한 시간 반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블루 마우 온천은 훈데르트 바서의 전형적인 색감과 곡선미를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다.


훈데르트 바서 하우스

공공 아파트로 훈데르트 바서가 디자인한 아파트이다. 실제 비엔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인데, 거주민 입장에서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과연 반가울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아파트보다는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기념품 가게를 추천한다. 기념품 가게도 과거 타이어 공장을 훈데르트 바서가 개조해 자신의 예술혼을 덧씌운 곳이라고 한다. 지하에 화장실, 2층 가게들을 보면서 훈데르트 바서의 예술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쿤스트 하우스 빈

쿤스트는 예술, 영어로는 아트이므로, 쿤스트 하우스는 미술관 정도로 해석된다. 훈데르트 바서의 회화, 판화 등을 전시한 공간이다.

1층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분수대가 특이하다. 그냥 생각 없이 보면 여느 분수인데, 가만히 보면 물이 중력을 거슬러 위쪽으로 흐른다.

여기는 아쉽게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없으니, 필요한 분은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들으면 좋다.


비엔나 중앙 묘지 (Zentral Friedhof)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슈트라우스 등 유명한 음악가들이 깊이 잠든 곳이다. 비엔나 시내에서 71번 트램을 타고 가서 Tor2에 내리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창호-알파고 대국 기념 벤치

시내에 지하철 3호선 Herren Gasse역에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오면 바둑돌 모양의 벤치가 있다. 처음엔 그냥 지나쳤는데 자세히 보니 바둑돌이다. 비엔나와 바둑. 왠지 쉽게 어울리지 못할 법한 단어 둘.

바닥에 새겨진 동판을 구글 번역기로 돌려 해석해 보면, 이창호와 알파고의 대국 기념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왜 비엔나에서 만들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빈 소년합창단 미사

일요일에 왕궁 교회에서 하는 미사 중간중간에 빈 소년합창단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가장 좋은 자리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합창단이 잘 보이지 않아 소리만 들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몇 유로 더 내고 합창단의 얼굴 하나하나를 보면서 음악을 듣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뮤직 페라인 골든홀 

비엔나 음악협회의 공연장 중에서 골든홀은 매년 신년 음악회가 개최되는 곳이다. 여행 중에 시간이 맞으면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을 보는 것도 좋지만, 비엔나 필하모닉 공연을 골든홀에서 즐기는 것도 좋다. 나도 음악에는 문외한이지만 그런데도 골든홀에서 본 공연은 기억에 남을만한 감동을 준다. 매년 메가박스에서 신년음악회 실황 중계를 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된다.


테르메 빈(Therme Wien)

Oberlaa라는 비엔나 외곽에 있는 온천이다. 1호선 끝에 위치해 있다. 여름에는 야외에서 일광욕을, 겨울에는 풀과 사우나를 즐기기 좋다.

이용한 시간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며, 기본요금에는 인도어, 아웃도어 풀 이용이 포함돼 있다. 사우나 쪽으로 들어가려면 9유로를 추가로 내야 한다.

참고로 사우나 구역은 누드존이다. 사우나나 실내외 풀에서는 보통 타월이나 옷을 걸치지 않는다. 다만 이동할 때는 가운이나 큰 타월로 가린다.


도나우 강변 코파 비치(Koppa beach)

비엔나는 바다가 없는 내륙이다. 그래서 그런지 비치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 같다. 도나우 인젤(Insel) 역으로 가면 도나우 강변에 갈 수 있다. 강변에는 코파 비치라는 이름을 붙여 놓은 작은 모래사장이 있다. 주변에 카페와 음식점들도 많으니,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바라보며 커피, 맥주를 마셔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자전거 대여점도 있으니, 자전거를 빌려 도나우 인젤을 달려보는 것도 좋다.


소개를 하고 싶은 곳은 더 있지만, 여기에 소개한 명소의 절반만 다녀와도 '아 비엔나에서 여행 좀 했구나'하는 얘기는 들을 수 있을 듯하다. 다음에는 하나하나 더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맛집과 카페들에 대한 정보도 나누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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