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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Jun 30. 2022

비엔나: 도나우강 보트 타기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의 잔잔한 물결과 Spare rips 즐기기

한국은 장마에 무더위로 습하디 습한 날씨 때문에 길을 걸으면 이마에 등에 땀이 흐른다. 그리고 비 올 듯 말 듯 한 잿빛 하늘을 보다 보면 어느 새인가 나의 머릿속에는 비엔나의 푸르디푸른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초록의 나무들이 주는 조화로운 색감과 나무 그늘에만 가도 선선한 기운, 그리고 피부에 느껴지는 뽀송뽀송함이 떠오른다. 그럴 때면 비엔나에서 지낼 때의 사진첩을 또 한 번 꺼내면서 밝은 기운의 엔돌핀을 느껴본다.


오늘은 비엔나에 살지 않으면, 아니 살더라도 가지 않게 되는, 쇤부른 궁전의 정원, 벨베데레 궁전의 '키스', 알베르티나 2층 난간에서 오페라 하우스 배경으로 사진 찍기 등으로 바쁜 아주 잠깐 동안의 여행자들은 선뜻 하루를 내서 가기 어려운 여행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도나우 강에서 보트 타고 맛난 등갈비를 즐기는 하루이다.


도나우 강 보트 타기

도나우강에서 보트를 타려면 U-Bahn 1호선(빨간색)을 타고 Alte Donau역으로 가야 한다. 도나우강의 옛 물길이라는 의미의 Alte Donau역에 보트 대여업체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보트 대여업체는 몇 군데 있지만 역 출구 나가자마자 왼쪽으로 돌아 큰 길(Wagramer Strasse)까지 나가면 다시 왼쪽에 Marina-hofbauer라는 업체가 있고, Wagramer Strasse 길 건너편에는 eppel boote seit 1886이라는 업체가 있다. seit가 영어로 from 하고 같으니 1886년부터 도나우강에서 보트 대여를 하던 '유서깊은' 업체다.

두 업체 모두 가격은 비슷하다. 필자가 보트를 탔던 2020년 기준으로 시간당 18유로부터 58유로까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4인승 전동 보트는 출력에 따라 22유로에서 28유로까지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발로 젓는 보트(tretboot)는 가급적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너무 힘들어 보였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저녁 10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저녁 8시부터는 시간당 2유로 더 비싸게 받는다. 여름에는 이 시간대가 서서히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대라 날씨도 선선하고 도나우강 위에서 유럽연합(UN) 건물 등을 파노라마 배경으로 석양이 지는 것을 보는 것도 묘미 중 하나라 그 점을 감안해서 돈을 더 받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보트 탈 때 음료수나 술, 음식을 가져가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아주 시원한 맥주 몇 캔 들고 강 위에서 일렁이는 물결, 파란 하늘, 폐부에 저며 드는 시원한 공기를 즐기는 여유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주민이나 여행객이라야 온전하게 그 맛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6명 정도 갈 계획이면 시간당 58유로짜리 보트를 빌려서 보트 위에서 조촐한 파티를 즐겨도 좋다.


이 브런치는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 정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제 아름다운 기억의 편린이기도 하기에 제가 보트 위에서 찍은 사진 몇 장을 공유해 본다.


Strande Cafe에서 Spare ribs 즐기기

배에서 내리면 인근에 비엔나에서 등갈비(Spare ribs)로 유명한 맛집인 Strande Cafe가 있다. 당연히 맛집인 만큼 사람들이 많아 예약은 필수다. 예약을 할 때는 반드시 데크(deck) 자리로 달라고 해야 한다. 도나우 강의 풍광과 함께 한 때 저녁식사를 즐기는 식당이니만큼 데크 좌석은 늘 붐빈다. 반대로 실내 좌석에서 먹겠다 하면 예약은 굳이 안 해도 될 듯하다. 워낙 실내 좌석이 크고 넓다.

추천 메뉴는 당연히 등갈비에 하우스 맥주. 거기에 생선구이도 나름 괜찮은 메뉴니 참고가 되시길 바란다.


Strande Cafe에 관해 여담으로 한 가지 알려드리면, 예전에는 숯으로 등갈비를 구워서 맛과 풍미가 아주 훌륭해 맛집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그러다가 숯으로 구울 때 나는 연기 때문에 주변에 사는 주민들과 심한 마찰을 겪었고 급기야는 소송에 걸려 상당 기간 동안 영업을 못했다. (필자가 처음 비엔나에 갔을 때는 일 년 넘게 영업정지 상태였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는 연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고 굽는 방식도 숯이 아닌 가스 불로 굽다 보니 오래 계신 분들 증언으로는 옛날 맛이 아닌데 가격은 너무 올랐다고들 한다. 그러나 여행객으로서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운 분들은 한 번쯤 들러서 도나우 강변에서 멋진 뷰와 등갈비를 즐겨보는 것도 좋은 기억이 될 것 같다.


시추안(Sichuan) 중식도 추천


Alte Donau역 출구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올라 가면 시추안이라는 중식당이 있다. 입구와 건물부터 보면 범상치 않다. 여기도 필자가 가끔 가던 나름의 맛집인데, 진짜 '별 것 없는' 오스트리아 음식에 지쳤다면 매콤한 마파두부 등으로 속을 달래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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