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자리에서의 칭찬, 그 묘한 매력

by 비엔나 보물찾기

직장 생활에서 인간관계의 관점이든 업무 독려의 관점이든 '칭찬'은 참 중요하다.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 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의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내가 그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때로는 그들에게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기대하는 일정대로 착착해 주기를 기대하려면 무언가 리워드가 필요하다.


그것은 내 개인 지갑을 털어서 사는 점심, 저녁일 수 있고, 평상시 무언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의 결과일 수도 있다. 조직은 냉정하게 말하면 보상체계로 돌아간다. 기대에 부응하는 적절한 보상이 없으면 조직을 굴러가게 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직장에서 상사로서의 권위에 기댔다고 하지만, 이제는 그런 권위는 곧 꼰대에 다름 아니다. 그런 무작정 꼰대로는 적절하기 기름칠된 관계를 맺기 어렵다.


그런데 다년간의 경험으로 굳이 돈으로 해결하지 않아도 그 보상체계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칭찬'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고, 켄 블량챠드라는 사람이 'Whale done'이라는 제목으로 칭찬에 대해 책을 썼는데, 한국 번역판 제목이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이다.


그런데 칭찬의 기술에 나만의 노하우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이름 하여 '네가 없는 자리에서 칭찬하기' 신공.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참 많은 칭찬의 순간들을 하기도 하고 듣게도 된다.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직접적인 칭찬도 있고,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전하는 칭찬도 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가장 강력한 칭찬의 방식은 바로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의 칭찬'이었다.


그런 칭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문처럼 돌다가 정작 칭찬의 당사자 귀에 들어갔을 때 경험적으로 칭찬의 효과가 가장 극대화되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달았다.


네가 없는 자리에서의 칭찬이 가장 효과가 극대화되는 이유는 바로 진실성에 있다.


사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내 앞에서 직접 하는 칭찬은 때로는 아부처럼 들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하는 칭찬은 50% 이하로 평가절하해서 듣는다. 아무리 상대방이 진심을 담아서 팩트를 얘기해도 내가 앞에 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고, 또 해야 하는 칭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없는 자리에서 하는 칭찬은 순수한 진심으로 받아들여진다. 게다가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면서 그 진정성은 더욱 증폭된다.

마치 맛집 추천에서 광고보다 지인의 입소문이 더 믿음이 가는 것처럼 말이다.

근거 없는 나쁜 소문은 처음보다 훨씬 더 부풀려지면서 없는 사실들이 덧붙여지는 것과 같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뒤에서의 칭찬도 결국 앞에서의 태도와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서는 못마땅한 표정을 짓다가 뒤에서 칭찬을 한다면, 그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요즘 들어 더욱 깨닫는다. 진심 어린 칭찬 한마디가 조직의 분위기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그래서 나는 오늘도 누군가의 귀에 들어갈 칭찬의 씨앗을 뿌린다.

그 씨앗이 언제, 어떤 경로로 싹을 틔울지는 모르지만, 분명 좋은 열매를 맺을 거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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