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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Sep 18. 2022

그리스: 아테네에서 메테오라 당일치기

공중 수도원으로 유명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파르테논 신전을 보려고 아테네를 가거나, 포카리 스웨트 광고의 배경이었던, 하얀 벽에 파란색 지붕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산토리니를 가려고 그리스에 간다면 하루는 꼭 시간을 비워서 메테오라를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수도원 몇 개 보려고 그 먼 거리를 가야 하나라는 본전 생각 때문에 쉽게 가겠다는 결정을 못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하루를 투자할 가치는 있다.


메테오라는 아테네에서 기차로 약 4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이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 수도원 덕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끈다.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매달린 바위, '공중에 매달린', '하늘 바로 아래'라는 의미이다. 직접 가 보면 왜 '공중' 수도원이라고 하는지 한눈에 알게 된다. 현재는 여섯 개의 수도원만 관광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1453년 오스만 투르크의 침략을 피하고자 산속으로 숨어들어 높다란 절벽 위에 수도원을 짓고 은둔 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곳이다.


아테네에서 메테오라를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과 렌터카를 직접 운전하며 가는 방법이다. 렌터카를 이용하게 되면 1박 2일 정도 할애해서 아테네에서 가는 길에 델피 신전을 들렀다가 메테오라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칼람바카에서 하루 머물고, 그다음 날 메테오라를 둘러보고 오면 된다. 그러나 운전 시간이 편도로 꼬박 4시간 운전, 휴식 시간까지 감안하면 5시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나는 메테오라를 아테네에서 기차를 타고 다녀왔다. 의도인지 우연인지 아테네에서 메테오라는 대중교통으로 당일치기를 할 수 있도록 최적의 대중교통편이 마련되어 있다. 아테네 기차역에서 시 57분 기차를 타고 갔다가 칼람바카에서 오후 5시 반(비수기), 6시 반(성수기) 아테네행 막차를 타면 된다. 


1. 아테네-칼람바카

먼저 지하철을 타고 아테네 라리사역으로 간다. 라리사역에서 칼람바카(Kalambaka)까지 기차표를 끊는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려면 아침 첫 기차인 칼람바카행 직행 기차를 무조건 타야 한다. 그러면 정오경 칼람바카에 도착한다.


2. 칼람바카-메테오라-칼람바카

칼람바카에 도착하면 시내버스를 타고 올라가도 되지만 버스가 자주 있지 않아 아테네로 돌아오는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 미리 아테네에서 출발하기 전에 메테오라 투어버스를 예약하고 갈 것을 추천한다. 요금은 일인당 30유로 내외인데,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6개 수도원을 다 돌 수 있기 때문에 강추한다. 수도원을 다 도는 중간중간에 뷰가 좋은 곳이면 차를 잠시 멈추고 관광객들이 멋진 메테오라의 풍경사진을 찍을 수 있게 배려도 해 준다. 그리고 아테네로 돌아가는 5시 반 막차 시간에 맞춰 기차역으로 데려다준다.


나의 경우에는 그런 서비스가 있는지 몰라 그냥 시내버스로 올라갔는데, 그전에 역에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택시며 투어버스로 삼삼오오 줄지어 몰려 가는 것을 보고는 그제야 투어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난 열심히 뚜벅이로 다니면서 수도원 3곳을 보고는 버스 시간이 안 맞아 칼람바카까지 걸어 내려와야 했다.


혹시나 투어버스를 이용할 경우를 대비해서 사이트를 남겨둔다.

https://meteora.com/tour/train-to-train-meteora-tour/


3. 칼람바카-아테네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칼람바카에서 아테네로 가는 당일 마지막 열차 시간에 딱 맞춰서 역에 데려다준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기차를 타고 4시간을 달려 아테네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나도 글로 써놓고 보니 어찌 보면 무리한 일정처럼 보이기는 하다. 그러나 공중 수도원이 주는 매력과 주변 풍광은 일생에서 하루의 시간쯤은 더 고민하지 않고 다녀올 만한 보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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