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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Oct 02. 2022

이탈리아: 포지타노 지나 아말피까지 #1

아말피 해안의 중심 아말피. 과거 아말피 공화국의 수도

아말피 해안과 아말피 도시

아말피 해안은 이탈리아 남부 소렌토, 포지타노, 프라이아노, 아말피, 라벨로, 살레르노까지 약 50킬로미터 정도 길이의 해안선으로 1997년에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유럽 어느 도시를 보겠다고 계획을 세울 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꼭 포함시켰던 기억이 있다. 아말피 해안을 가 보면 '유네스코가 일을 잘하고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예의 깎아지른 절벽과 층층이 쌓아 올린 집들, 그리고 지중해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은 아름답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들 가는 대표 도시는 포지타노, 카프리섬, 소렌토인 것 같다. 그리고 덜 알려졌지만 중간중간 들렀다는 후기가 있는 도시들이 프라이아노, 아말피, 라벨로다. 하이킹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이라면 포지타노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노첼레까지 가서 '신들의 길'(path of gods, sentiero degli Dei)을 걸으며 아말피 해안의 경치를 감상하기도 할 것이다.


그중에 아말피가 있다. 아말피는 과거에는 아말피 공화국의 수도로 번영했던 곳이라지만, 지금은 인구 5천 명 정도의 작은 마을일 뿐이다. 포지타노가 지나치게 관광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면 아말피는 현지 주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의 이미지로 대비된다.


아말피라는 지명에 얽힌 전설이 눈에 띈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가 사랑했던 아말피라는 이름의 요정이 일찍 세상을 여의자 슬픔에 잠긴 헤라클레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묻어주려 찾은 곳이 지금 아말피의 유래라는 전설이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 북부의 해안마을 친퀘 테레, 아이유가 뮤직 비디오를 찍었다고 하는 베니스 근처 부라노 섬의 마을처럼 아말피도 뱃일을 마치고 항구에 쉽게 돌아오고 자기 집을 잘 찾아오라는 의미에서 눈에 잘 띄는 단색으로 집을 칠하는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덕분에 마을 경치가 형형색색의 파스텔톤들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집들이 유명하다.


성 안드레아 대성당과 아말피 광장

유럽의 여느 도시를 다니면 늘 시내 투어의 시작은 올드 타운 한가운데 위치한 성당에서 시작한다. 아말피는 그 성당 앞에서 위쪽으로 난 일직선 도로를 올라갔다 오면 '볼만 한 것을 다 볼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마을 초입에는 성 안드레아 대성당(Amalfi's Cathedral)이 자리 잡고 있다. 아말피 마을의 대표 유적이다.


이 성당은 성자 안드레아의 유해가 안치됐다고 해서 유명세를 탄 것 같다. 외관이 독특하다. 9세기에 지어진 이후에 로마네스크, 비잔틴, 아랍, 고딕 양식이 석여 있는 탓에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건축양식을 보인다. 그 옛날 기중기 같은 건축장비나 건축기술이 뛰어나지 못해 이 정도의 성당을 지으려면 수백 년이 걸리기도 했다. 분명 시작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했다 하더라도 짓다 보면 건축 양식의 유행이 이미 지나버려 그다음 유행하던 스타일로 건축양식도 바뀐다. 성 안드레아 성당의 다양한 건축양식은 여러 건축양식의 유행이 바뀔 만큼이나 오랜 세월에 걸쳐 지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성당 외관은 흰색과 검은색의 가로줄무늬로 돼 있는데, 피렌체 두오모나 시에나 대성당에서 볼 수 있는 무늬이다. 그리고 성당 앞 계단이 여행객들에게 잠시 쉬어갈 공간을 제공해 주는데 여기서 보는 아말피 광장도 유럽 여느 도시의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왼쪽으로는 높다란 종탑도 보인다.


아말피 광장과 성안드레아 동상

유럽 올드타운의 시작은 성당이라고 했다. 그 성당 앞에는 예외 없이 광장이 있다. 아말피 광장은 크지 않다. 얼핏 보면 광장이라고 이름 부르기도 민망한 그냥 도로보다 약간 넓은 공간일 뿐이다. 그래도 광장이다. 아말피 광장은 성당의 계단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아말피 광장에는 십자가를 지고 있는 성 안드레아의 조각이 서 있는 분수대도 있다. 성 안드레아는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으로 베드로의 동생이다. 어부였던 안드레아는 예수의 부름을 받은 첫 제자가 되고, 형 베드로는 예수에게 인도했다고 한다. 예수와 마찬가지로 십자가형을 당해 안드레아에게는 X자형의 십자가가 따라다닌다. 중세 여러 미술작품에서는 성 안드레아의 도상이 등에 진 십자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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