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에게

논산으로 가는 편지

by 파로암

철수에게


철수야 안녕하냐

안녕할 리가. 악명높은 군대에서의 새로운 나날들이 안녕할 리가.

유쾌하게 힘듦을 넘기던 너의 태도가 군대에서도 충분히 통할거라 믿지만 그래도 힘들겠지.

그래도 안녕하길.

내년 11월까지 정말 안녕하길 바란다.


긴 시간, 무려 십 년.

그리고 그 이상을 너를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이야.

군대에서의 너도

제대하고 본게임을 시작할 너도 지켜보고 싶구나.

그러니 부디 건강하게 다시 구용동으로 돌아와라.

내가 구용동에 존재할 불확실한 시간 속에 철수가 있으면 좋겠구나.

나는 생존률이 낮은 질환을 안고 가야해서.

나는...

너의 어린 시절을 다 큰 너에게 들려주고 싶고

니가 잊은 빙신같은 모습을 들춰내어 놀리고 싶거든.

너무 재밌어.

그러니 어디 한 군데도 손상되지 않고

무사히 내가 놀릴수 있도록 노력해라.

알겠나 새끼야. 앙?!

승재.서은.성현.소경.지혜.철수.

늬들은 정말 웃긴 고객님이야.

늬들의 선사시대를 함께 누릴 수 있어서 난 참 좋았다.

철수의 근거없는 자신감의 근거의 일부를 내가 세웠을거야.

그렇지?

그러니 여전히 씩씩하게 군생활 잘하렴.

처울지말고 새끼야.

알겠나.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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