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가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넌 돈 받고 벌린 다리 사이에서 나온 아이야.
나는 비명을 지르며 그 여자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린다. 저 머리통을 박살내야한다. 다시는 말하지 못하게 입을 찢어버려야 한다. 그러나 그 여자의 남편이 내 팔목을 잡는다. 저 여자 잘못이야. 내 잘못이 아니라 저 여자 잘못이라고. 사과하라고. 목에서 피 맛이 난다.
사람들이 하나둘 나와서 구경한다. 사람들 앞에서 저 여자를 무릎 꿇려야 한다. 하지만 그 여자의 남편이 계속 내 팔목을 잡고 있고 그 여자는 나한테 맞은 자세 그대로 가만히 있다. 웅성대는 사람들 속에 전에 내 친구였던 녀석도 있다.
나를 두고 다른 아이랑 노는 게 싫었다. 나랑 놀아야지 왜 다른 애들이랑 노냐고 물었는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사람이 묻는데 왜 답을 안 하냐고. 학교 앞으로 찾아온 언니가 쟤에게 경고했다. 내 동생이 물으면 답을 하라고 언니가 말하자 내 친구였던 걔는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는 내게 인사하지 않았다. 언니가 조만간 한번 더 가서 패버릴 거라고 했다. 내 친구였던 애는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엄마인듯한 사람의 귀에 뭔가 속삭인다. 나는 그 애에게 달려가 머리채를 휘어잡고 싶다. 그 애의 엄마가 보는 앞에서 죽도록 때리고 싶다. 애를 저따위로 키운 엄마도 벌을 받아야 한다.
아직 내 팔목은 잡혀 있고 그 여자의 남편이 크게 말했다. 경찰에 신고 좀 해주세요! 얘가 미성년자라 제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몇 번 얼굴을 봤던 경찰이 왔다. 내가 부른 적도 있고 상대방이 부른 적도 있다. 내가 그 여자의 집에 돌멩이를 던졌을 때 왔던 경찰이다. 그때 저 여자는 내게 여기서 꺼지라고 했다. 돌멩이를 던진 게 나라는 증거도 없는데 그 여자는 내게 꺼지라고 했다. 아무 잘못이 없는데 꺼지라고 했다. 그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있었을 뿐이다. 낮에 돌아다니면 누군가가 반드시 말을 건다. 학교는 안 가냐고. 그게 귀찮아서 낮에는 집에만 있는다. 애들이 나를 힐끔거리며 귓속말을 하면 기분이 나쁘다. 뒷말을 하는 애들은 다 죽여버리고 싶다. 그래서 이 놀이터는 밤에 올 수밖에 없다. 그때 그 여자의 집에 불이 켜져 있었을 뿐이다. 창문에 작은 돌멩이를 던졌을 뿐이다. 창문이 깨지지도 않았다. 몇 번 그 여자의 집 앞에 나뭇잎을 던졌을 뿐이다. 저런 여자가 애들을 가르친다니.. 애들이 불쌍하다. 수학이라고 적힌 현수막에도 돌을 던졌다.
그 여자의 집 문을 두드리자 얼굴을 내밀었다. 나한테 사과하세요. 문은 그대로 닫혔다. 문을 다시 쾅쾅 두드리자 다시 문이 열리고 그 여자는 내게 폰카메라를 들이대며 말했다. 주거침입으로 신고했어. 얼굴을 재빨리 가리고 나도 그 여자를 찍었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하나도 없다. 그 여자의 집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런데 무슨 주거침입인가. 잘못은 모두 저 여자가 했다. 내게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고 하지도 않은 잘못으로 신고를 운운했다. 그런데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경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놓으셔도 됩니다. 제가 데리고 갈게요. 가만히 서있던 그 여자가 입을 열었다. 폭행으로 고소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살인미수도요. 저는 혈압이 오르면 목숨을 잃습니다. 이전에도 저 아이 때문에 죽을 뻔했어요. 저 아이는 살인을 목적으로 저를 폭행했습니다. 목격자들 여기 많으니까 목격자 연락처 확보하세요.
아니야! 돈 받고 벌린 다리라고 했잖아! 진짜 씨발년은 처음 본다고 했어요! 정확하게 씹 할 년이라고! 저 여자가 우리 엄마는 존나씨발년이고 나랑 언니는 새끼씨발년이라고 했어요! 사과해! 엄마가 단란주점에서 일하니까 좋겠다고 했잖아! 대를 이어서 팔 수 있는 게 몸이라고 했어요! 내 친아빠 누군지 알아! 언니남자 친구가 교도소에 있는 거랑 나랑 무슨 상관인데! 왜 나랑 상관 좇도 없는 이야기 하냐고! 씨발 개 같은 년아!
사람들은 나를 바라보며 웅성거린다. 그 여자는 나지막이 경찰에게 말한다. 저는 저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 아이가 욕설을 정확히 저에게 했다는 것을 모두 들으셨죠? 모욕도 추가할게요. 그 여자의 남편이 여자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일단 병원으로 가. 진단서 끊어야지. 진단서 끊고 경찰서 가서 고소장 제출하고 진술하겠습니다.
그전에는 몇 마디하고 집으로 돌려보내던 경찰은 한숨을 쉬고 내게 말했다. 오늘은 경찰서 가야겠다. 엄마 어디 계셔? 경찰의 질문은 내게 의미가 없다. 엄마는 가게에 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웅성거린다. 다 때려눕혀야 해. 뒷말하는 것들은 우리 언니한테 다 맞아야 해. 다시는 나에 대해서 아무 말도 못 하게 다 죽여버리고 싶다고. 언니가 그렇게 해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