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음악이거든
2000년 IMF를 탈출하기 위해 온 국민이 발버둥 치던 그 시절 나는 인터넷 의학 방송국 PD로 입사하게 됐다.
행운은 늘 나를 따라다녔고 이번에 들어가는 회사는 경력을 쌓기에도 적당했다.
당시 엄청난 이슈를 뿌렸던 트랜스젠더 성전환 수술을 기획하고 방송했던 회사였다.
인터넷 버블 시대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예감이라도 했을까, 나는 외주 프로덕션으로 스카우트되었고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이직했었다.
방송학을 전공했던 시절 아날로그 편집기로 공부했지만 디지털 프로그램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SBS 디지털 아카데미에서 모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을 섭렵하며 졸업 작품도 잘 만들어냈었다.
최우수 작품상을 전교생들 앞에서 받았는데 동료와의 불화 밤샘 등 주마등처럼 지나가기도 했었다.
난 디바이스, 소프트웨어에 두려움이 없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배우는 것이 즐겁다.
취약점은 살림, 인테리어와 요리 등에 많이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미니멀을 추구하며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주변에 익숙하다. 서두가 길었다.
어떤 시대에서든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배척한다. 역사적으로도 그랬던 것 같다.
AI음악도 음악이다. 앞으로는 인간과 협업하며 작품이 만들어지고 인정도 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그런 거부감은 스토리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Off 라인에서 직접 만날 수 없어서일까?
나는 나의 음악에 스토리를 담기 위해 노력한다. 아직은 글을 재밌게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필이 안 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발전하지 않을까? 이번에 만든 크리스마스 캐럴은 과거 이십 대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연말 크리스마스면 거리에서 울려 퍼지던 '머라이어 캐리'의 명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노래. 이 노래만 들으면 가슴이 살랑거리고 미소가 지어진다.
초반 도입부터 들려오는 루돌프 벨소리에 가슴이 설레고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 그런 게 아닐까?
젊음, 분위기 그리고 숙취. 뭐라 단정 짓기 힘든 행복 같은 느낌이었다.
따뜻한 온돌방, 귤 그리고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입김. 그 모든 순간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됐고 그런 감정으로 가사를 써서 만들어 낸 노래다.
물론 스튜디오도 없고 작업자들이 없으니 Suno AI가 내 명령어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결과물이 마음에 드는 명곡 하나를 선택하여 다운로드하고 정성을 들여 썸네일을 만들고 설명 글을 쓴다. 이런 모든 과정들이 AI 작품이라고 폄하되는 것이 안타깝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작품이 하나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번 캐럴은 반응이 아주 뜨거워서 놀랐다. 어제 올렸고 아침에 무심코 조회수를 보니 500명 가까이 시청을 했다. 그래서 홍보하고 싶어졌다.
나의 브런치 친구들에게도 신나는 캐럴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Coming Sooooon! Happ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