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감성을 언제까지 유지할까?
크리스토퍼, 청하가 부르는 ‘When i get old’ 노래를 무한반복으로 누른 후 시동을 건다.
그렇게 시작된 출근길에 문장이 긴 몇 소절을 제외하고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른다.
oh when i get old
Ill be looking back whising it could last forever~
최근 이 노래에 더 집착하듯 반복하고 있다.
내 일상의 가장 신나고 소중한 순간이랄까…
직장인으로 산지 어언... 1년이다.
영국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와 산전수전 공중전에 사기도 당하고 눈팅이 도 맞고 인생의 쓰디쓴 맛을 수없이 본 후 사람에 디이고 관계에 회의를 느낀 후 겨우 자리 잡은 직장.
싱글맘으로 초3 아들을 키우는 열혈 엄마로 산 것은 어언... 10년이다.
인생이 어디 계획대로 되느냐마는.
내 나이 마흔까지는 버킷리스트 지우는 재미로 살았더랬다.
믿기지 않지만 마흔에 아이를 낳겠다는 아주 철두철미? ㅎㅎ 한 계획도 모두 이루어진 이놈의 인생이 어째 네모 바퀴를 단 듯 삐걱거렸다.
남편 있는 여자들 부러운진 모르겠다. 워낙 혼자 오래 살고 전 남편과도 잠시 살았던지라 그저 나는 아이를 혼자 키우며 내 걱정보다는 아빠가 없는 뭔가 허전할 그 아이가 느낄 부재가 걱정이다.
그렇지만 내 인생을 돌아보면 삶이 항상 기쁨과 행복으로 넘치는 것은 아니니 부족한 듯 살아도 우리 아이는 잘 헤쳐나가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청운의 꿈을 안고 엄청난 유명세와 경제적 안정을 꿈꾸던 그 시절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아이를 위해 더 열심히 살 것이다. 자유로운 영혼이라 많이들 걱정했는데 한 가정의 어엿한 가장으로서 이제는 두 몫을 해내는 것 같아 스스로 뿌듯하다. 아무렴. 이 이상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기는 힘들 것이다.
애써 행복한 척하는 건 부질없다는 걸 안 이후로 스스로 소소한 행복을 찾는다.
그것은 자차에 옵션으로 넣은 JBL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크리스토퍼 & 청하의 'When I get old'를 목청껏 부르는 것이다. 이러다가 설마 노래방 가서 부르면 100점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켈리 맥주 한 캔 마시고 당근을 쪄서 올리브유와 소금을 살짝 뿌린 후 곁들여 안주로 먹는.
이것이 행복이다 말하고 싶은 밤이다.
그래도 소싯적 그 큰 꿈을 꾸었던 그 여성을 생각하면 씽긋 미소가 난다.
아직도 뭐든 할 수 있다.
너라서 할 수 있다.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