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클리쉐 논쟁거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원한 클리쉐, 이성은 친구가 될 수 없다!
학창 시절을 거쳐 대학교 졸업까지도 많은 남자 사람친구들이 있었다.
당시는 INTJ 가 아닌 ENTJ였던 것 같다. 리더십도 있고 특히 남자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은 그들로부터 동료애를 느낄 정도로 거리낌 없이 지낸 괄괄이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다들 결혼하고 나면 하나 둘 가정에 충실해지고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며 그렇게 인간관계도 좁아진다.
나에게는 20년 넘게 만나고 있는 남자 사람 친구가 있다.
내가 돌싱이 된 후 바로 그도 돌싱이 됐다. 난 미국 어학연수, 영국 유학 그리고 그도 미국에서 영주권까지 받아가며 취업 비자를 받았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공백기도 있었지만 SNS를 통해 꾸준하게 연락을 주고받았었다. 우리는 서로 모르는 거 빼고 거의 다 아는 사이였던 것이다.
그는 내 전 남자 친구와 남편을 알고 나도 그의 전아내를 아는 사이.
나는 아이를 키우는 것에 집중했고 가끔은 그에게 여자 친구도 소개해 줘 가며 동네에서 술 한 잔 마시는 사이이다.
나의 지나온 모든 역사를 아는 사이.
그래서 동창 모임에 친구들과 만나면 나를 전부 아는 것같이 말하는 친구였다.
내가 가장 친한 친구라는 둥의 말을 하는 그 친구의 말이 밉지 않았고 어쩔 땐 귀엽기까지 했다.
내가 술 한잔 하자고 하면 언제든 나오는 그런 친구.
"추석인데 집에서 뭐 해? 나와."
"오늘 저녁에 우울하다. 한 잔 하자. 나와."
"오늘은 치맥이 땡기는데. 나와."
"오늘은 고기가 땡긴다. 나와."
물론 나만 나오라고 한건 아니었다. 그 친구도 술 한 잔 마시고 싶으면 나를 불렀다. 적게는 보름에 한 번 많게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마흔 넘어도 각자 싱글로 있으면 우리 만나볼까?"라는 싱거운 소리도 했다.
그러나 친구 이상의 그 어떤 이성적인 감정이 스며들 새가 없었던 나.
그렇게 20년이 넘게 지내는 남자 사람친구.
2022년 4월부터 최근까지 가끔 통화하고 카톡 하고 거의 만나지를 못했다가 최근에 술 한잔 하기로 했다.
무디기로는 정말 무딘 나의 감으로 지난날을 뒤돌아 보았다.
어쩜 그리도 타이밍이 달랐던 걸까?
그래서 이제라도 그 타이밍이 맞을까?
친구를 잃기 싫어서.
그간 쌓아온 추억이 아름답고 좋아서.
여러 이유가 지금의 우리를 있게 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괄괄한 사이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자체가 이젠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