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편에는 떠날 생각이 가득...

비 멍을 하는 날이다.... 비느님~

by 소원 이의정

입안 가득 달달함을 느낄 수 있는 수제 브라우니

그 안에 따뜻하게 달콤함을 데워주는 아메리카노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비느님.

행복이 따로 없다는 것을 느끼는 요즈음 소소한 일상을 하나하나 찾는 중이다.

어린 시절 일상이 행복이었던 때처럼.




카페 발코니로 쏟아지는 비를 보다가 잠시 글을 적고 다시 비를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쉬어본다.

이제는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알아야 하고 알고 싶다. 내 행동에 지독하리만큼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전 같으면 엄청난 결정을 하고 나서 어떻게 되겠지, 또는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결정들이 훗날 나에게 큰 치명타를 입히고 인간관계까지 정리되면서 쓰라린 인생의 생채기가 됐다. 물론 그 상처들은 아물고 나도 성장하는 개기가 됐다지만... 글쎄~ 어느 미련한 사람이 이렇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리?

과거 '애터미'에 온 인생을 걸고 가정도 돌보지 않고 미친 듯이 네트워킹 일에 빠져있었다. 그러다 보니 막연한 미래에 올인했던 나는 돈도, 사람도 가장 중요한 아이의 예쁜 성장과정도 지켜보지 못했었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말하는 사춘기의 방황 이후 사회에서 좌충우돌하는 성장의 시간을 20, 30대라고 한다면 난 아직도 그 사회의 터전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을 하고 있는 중이다.

실패는 나를 알아가는 좋은 경험이다...라고 하기에는 이미 인생의 전반기를 너무도 써버리고 말았다.

방송 PD 일을 하면서 나름 성취감도 느끼고 커리어도 쌓아갔었지만 여성으로서의 유리천장을 뚫지 못하고 돌연 미국으로 도망쳤던 과거...

다시는 방송일은 생각도 하지 않겠다며 굳은 다짐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 두 주먹 불끈 쥐고 시작한 일이 국제회의 기획사였다. 변변한 스카이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던 내가 받았던 월급은 딱 그만큼만 일해야지라는 결심이 들만큼이었다. 그런 매너리즘에 빠져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도 허무할듯하여 영국 유학을 선택하는 아주 드라마틱한 인생의 여정을 결정했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며, 내가 디자인한 인생을 만들겠다고 다부지게 결심하고 떠난 영국.

영국 이야기는 다음에 차차 써 내려가도록 하고 내가 비 멍을 때리는 이유는 사실 이성관계 때문이었다.


혼자 살기는 싫고 외롭기도 싫어서 누군가를 만나고는 싶었다.

그렇다고 이런 감정들로 인해 아무나 만나고 싶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세렌디피티 같은 파트너를 찾고 싶다는 드높은 이상이 생겼더랬다. 영화 같은 일이겠지만

아주 우연히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만난 나이 18살 차이 나는 그분은 처음에는 그냥 아무 의미가 없던 스치는 인연이다 생각했다.

그리고 나라는 사람은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마음이 내키지 않고 진심이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왜 만나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있는 지금 아주 소모적인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우유부단하고 여린 마음이 있어서 상대를 생각해준답시고 여전히 상처가 생길 것 같은 일들을 하고 있다.

행복한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 내 마음은 여전히 갈등을 하고 있다.

이럴 바에는 그냥 혼자 살지, 라며 혼자 읊조리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도 미련이 남는 것은 이기심 때문일까?


내가 이성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때는 내가 그 사람보다 더 그를 사랑한다고 느꼈을 때가 진심으로 상대에게 푹 빠져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그런 일이 첫사랑 이후로는 없었다.

사랑이라는 감정 이후 미묘하고 불안한 심리상태를 느끼게 되면 난 한편으로 그를 떠날 계산을 하고 있었다.

교제하는 기간에 단점이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일 텐데 한편으로는 얻는 것과 잃는 것 사이의 갈등에 서있었다. 이런 상태로 유지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먼저 이별을 통보했다.

비겁하게 도망가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난 그들과의 사이를 조정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그냥 없었던 일처럼 헤어지는 것을 선택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 마음을 도통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갈등이 생기는 것은 나도 마음이 있어서라고 느끼지만 불확실한 미래와 스스로에 대한 확신 없이 또 다른 누군가와 인생을 논한다는 것은 외줄을 타는 느낌이다.

이런 무모함을 또 선택하기에는 홀로 보내는 시간이 너무도 편안하고 익숙하다.

모험적인 삶을 살고 이제는 그 누구보다도 게으르고 느린 삶을 추구하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은 과연 어떻게 될까? 스스로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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