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여행 시리즈
LA에서 야구보기 ep.1 / 다저스, 에인절스
LA는 누가 뭐래도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근한 미국 도시다. LA 내 한인타운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시 전반적으로 곳곳에서 한국의 냄새를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여행 갔을 때 가장 많이 입국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여행 초보자들에게도 참 좋다. 혹시 여행 중 필요한 물품을 한국에 두고 왔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 한국 마켓에 가면 정말로 없는 것이 없다. 한국보다 더 한국같은 느낌을 때론 받을 수 있다.
이런 LA에서 스포츠 여행은 어떤 느낌일까. LA는 한국에게 스포츠로도 잘 알려진 도시다. 미국 야구팀 LA 다저스는 과거 박찬호 선수부터 시작해 최희섭, 류현진까지 거쳐간 한국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구단이다. LA 다저스 이외에도 애너하임 지역에는 또 다른 LA 연고팀인 LA에인절스도 있다. 물론 LA는 대도시답게 야구팀 뿐 아니라 농구 연고팀도 2개, 여자농구, 축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등 스포츠로는 없는 것이 없는 도시다.
LA에서 야구를 꼭 봐야 하는 이유
LA 도심에서 가까운 LA다저스 홈 구장 다저스타디움은 미국 안에서도 역사와 전통이 깊은 랜드마크 중 하나다. 도심에서 약간 북쪽에 위치해있고, 야구장 바로 주변에는 번화가 등을 찾아볼 순 없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대부분 우버를 이용하거나, 혹은 다저스 구단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이 셔틀버스가 대박이다.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주기적으로 야구장까지 승객들을 데려간다. 대중교통으로 야구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을 완벽하게 상쇄해주는 다저스의 세삼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다저스타디움 구장은 입구부터 탁 트인 시야가 사로잡는다. 정말로 몇 만대 이상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지상 주차장부터 놀라운데, 야구장의 웅장한 규모가 또 한번 놀라움을 자아낸다. 한국의 대부분 야구장들은 약 2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게 지어진다. 하지만 미국은 스케일이 다르다. 축구장에서나 수용가능한 4~5만 명의 관중이 들어올 수 있는 야구장들이 많다. 관중이 많다고 시야가 방해되는 좌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분명 오래된 구장임에도 낡아서 불편하다는 느낌보다는, 잘 보존되면서 문화유적과 같은 느낌을 더 많이 받게 한다. 다저스타디움은 그런 면에서 아주 좋은 예시다.
다저스에서 야구 관람할 때 콘셉트는 'BASIC'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잔잔한 장내 분위기가 마음 속까지 힐링시켜준다. 특별한 장내 먹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인들이 정말 많이 찾는 핫도그, 미국의 많은 야구장을 갔지만 핫도그 판매량은 LA가 1등아닐까 싶은 느낌을 받았다. 사실 한국인이 이 핫도그를 받으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평범한 샌드위치 빵에 소시지 하나 올라가있다. 끝이냐고? 정말 끝이다. 물론 당황할 필요 없다. 피클과 소스는 셀프 바에서 무제한으로 뿌려 먹을 수 있으니까. BASIC하다고 말한 이유는 이런 핫도그의 형태 뿐 아니라, 가격도 부담되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냥 싼 것을 싸게 판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평화로운 도시 애너하임, 그리고 에인절 스타디움
애너하임에 위치한 LA에인절스의 홈 구장 에인절 스타디움.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소속된 팀이기도 하다. 애너하임 지역은 LA 도심에서는 차로 1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애너하임 주변에는 디즈니랜드가 비교적 가깝게 위치해있지만 이외에는 뚜렷한 관광지가 없어서 이 지역을 직접 여행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는 않다. 다만 이 곳에서 열리는 야구 경기는 아주, 매우, 충분히 매력적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주말, 그리고 낮경기를 공략해 이 지역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다. LA 도심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뒤, LA 에인절스 낮 경기를 쉽게 보고 올 수 있다.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남쪽(샌디에이고행) 방향으로 기차를 탑승하면 약 1시간 정도 지나 애너하임에 도착한다. 그런데 애너하임 역에 딱 내리는 순간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야구장이 있다. 그 곳이 바로 에인절 스타디움이다. 기차역 바로 앞에 야구장이 있어 이동 동선을 복잡하지 않게 짤 수 있다보니 여행객들에게는 매우 큰 매력포인트다.
에인절 스타디움은 다저스타디움에 비해서 조금 더 현대화 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홈플레이트 뒤편의 좌석을 구입하고 야구장을 바라보면 외야 저 넘어 보이는 멋있는 조형물 등이 눈에 띌 것이다. 다저스타디움이 고전적이고, 모던한 느낌의 매력이었다면 에인절 스타디움은 그래도 형형색색의 조형물들과 조명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로 다른 매력의 두 야구장이 LA에 있어 별로 지루함을 느낄 새를 주지 않을 것이다. 아, 물론 LA 에인절스는 LA 다저스보다 야구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아무래도 홈 경기 승률이 좋아야 구장 분위기가 들썩들썩한 것은 만국 공통의 이치다보니, 이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야구 선수 피규어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고?
LA에 야구를 보러갈 계획이 있다면, 이벤트 데이를 잘 알아보고 가면 좋다. MLB 구단은 특정 날짜에 관객 전원에게 기념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자주 연다. 가령 LA 다저스로 예를 든다면 인기 선수인 '클레이튼 커쇼 버블헤드 이벤트데이'를 여는 것이다. 이날 야구장을 방문하면 선착순 10,000명이 이 버블헤드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수량과 선수는 랜덤이고, 구단 by 구단이다. 하지만 이벤트 기념품을 수령할 수 있는 확률이 결코 낮지 않다. 한국처럼 경쟁적인 분위기도 아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야구도 보고, 무료로 버블헤드도 받을 수 있다면? 정말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