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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랑 Mar 25. 2023

나의 사랑 휴스턴 ep.7

애스트로스 홈 구장, 미닛메이드파크


스포츠 여행 시리즈

나의 사랑 휴스턴 / 애스트로스 (1부) ep.7


휴스턴과 관련돼 쓰게될 분량이 많은 이유가 있다. 미국에 여행을 갈 때마다 들렀던 나의 애착 여행지이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는 도시라 주변에 알려진 정보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항에서 다운타운까지 직행으로 가는 버스 노선이 1개 밖에 없으며, 미국 4대 도시라고 하지만 한국 식당은 찾아볼 수 없고, 낮에 대로변을 거닐고 있으면 나름 깔끔하게 생긴 청년 거지들이 들러붙는다는 사실은 직접 여행을 가봐야만 알 수 있는 경험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약 8년 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를 시청하게 되면서 가장 선호하는 팀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 팀을 선택하게 됐다. 야구를 잘 아는 독자가 있다면 눈을 찌푸릴 수 있는 사실이지만, 휴지통 사건이 터지기 2년 전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해는 없길 바란다. 아무튼 팬을 하게 된 뒤에 TV로 본 야구장의 모습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고, 개인 취향상 돔구장도 좋아해 꼭 들러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이런 이유가 미국 여행 동선을 짤 때 휴스턴과 관련된 일정을 가장 중요하게 만들었던 계기가 됐을 것이다.


ⓒpixabay


휴스턴, 여기는 관광 도시가 아니에요

휴스턴은 텍사스 남부에 위치한 미국에서 4번째 정도로 규모가 큰 도시다. 규모에 비해 자국민들을 제외한 관광객에겐 매우 생소한 도시기도 하다. 가장 큰 이유는 지리적 요인이라고 본다. 한국에서 직항으로 쉽게 갈 수 있는 미국의 대도시는 샌프란시스코, LA, 뉴욕 정도가 있으며 시애틀이나 댈러스는 다른 도시 혹은 남미를 갈 때 환승 지역으로 이용되곤 한다. 이 중에서 댈러스를 제외하면 휴스턴과 가까운 도시가 아예 없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휴스턴까지 4시간 이상 비행을 해야 하고, 동부의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LA를 가면 샌프란시스코나 샌디에이고를 함께 가고, 뉴욕을 가면 보스턴이나 워싱턴을 함께 가는 그런 동선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휴스턴을 들를 이유가 있어야만 이 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 나처럼 휴스턴 야구에 미쳐서 혹은 농구나 풋볼 팬이 아니고서는 NASA의 많은 관심이 있지 않는한 점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였다. 2016년에 인생 처음으로 휴스턴을 갔었을 때는 오픈형 도미토리에서 묵었는데, 1박에 3만원도 안할 만큼 매우 저렴했지만 1인 1실을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호텔말고 아예 없었다. 출장 등 비즈니스 목적인 사람이야 당연히 호텔에서 묵을 것이고, 여행객들을 위한 '적당한' 숙소가 없다는 것이 휴스턴의 특징이었다. 



기왕이면 낮에, 눈을 잘 뜨고 둘러봐야

여행객 시점으로 휴스턴에 방문하게 된다면, 그리고 뚜벅이라면 꼭 알아야 할 숫자는 [102]다. 102번 버스만이 공항에서 우리를 다운타운까지 이끌어 줄 것이니까. 물론 우버를 이용할 수 있지만, 휴스턴 공항은 생각보다 무지하게 크다. 그리고 미국에 여행을 가는 경우라면 꼭 기억해야 하는 사실. GPS는 평면의 내 위치만 알려주지 몇 층에 있는지는 알려주지 못한다는 것. 즉 내가 부른 우버는 출국동으로 올지 입국동으로 올지 전용 게이트로 올지 알 수가 없다. 우버를 부를 능력이 되더라도 우버에 약 20~30배 정도 싸게 나올 버스로 가는 법 정도는 알아두는게 좋다. 놀랍게도 버스를 타고 가는 여행객은 본인 혼자가 유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조금은 어두컴컴하지만 일단 102번 버스를 탔다면 약 30분 지나 다운타운으로 안내해줄 것이다. 


휴스턴 다운타운은 해가 지면 대도시 느낌이라곤 찾을 수 없을 만큼 고요해진다. 번화가에 여기저기 상점이 들어서있는 형태가 아니다. 상점들은 몇몇 건물에 백화점 식으로 입점해있는 곳이 많고, 정작 길가에는 관광객들이 지나가다가 쉽게 들를만한 곳들이 잘 눈에 띄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기왕이면 초행길엔 낮에 도착해 첫날 탐방하는 것이 좋다. 휴스턴에 방문할 때마다 번번히 서부에서 오는 동선이다보니, 시차 2시간 추가되고 하면 늘 저녁에 도착해서 살짝 경계하며 갔던 기억이 있다. 저녁 7시에 들어간 맥도날드는 노숙자들의 쉼터였고, 정말로 미국의 로컬 맥도날드는 조심해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다운타운에서 경기장 접근성은 GOOD

가장 최근에 휴스턴을 갔을 당시에는 앞서 호스텔 숙박의 교훈을 삼아 호텔로 플렉스를 했다. 휴스턴 번화가 다운타운에는 그래도 묵을만한 호텔들이 여럿 있고, 가격대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번화가 기준으로 북쪽에는 미닛메이드 파크가, 남쪽에는 도요타 센터가 있다. 풋볼 경기장도 다운타운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다. 충분히 걸어갈만한 거리에 모여있다. 남부 도시라 아이스하키 팀 연고는 없지만, 그래도 계절별로 취향에 맞게 와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도시다. 휴스턴이 줄곧 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니 플레이오프에서 살아있기만 하다면 10월 말이 가장 좋지 않을까. NFL도 시즌 중이고, NBA도 갓 개막을 한 시점이며 야구도 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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