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여행 시리즈
뉴욕의 랜드마크, MSG (메디슨 스퀘어가든) ep.11
뉴욕으로 여행을 떠나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제일 먼저 맨해튼부터 찾는다. 이 곳에 숙소를 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어쨋든 내가 찾는 여행의 목적 대부분은 이 곳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다. 여러가지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타임스퀘어 근방에서 오페라 티켓을 구하면 되고, 멋진 야경을 기다린다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옥상 엘리베이터 티켓을 찾으면 된다. 물론 그냥 뉴욕 거리를 지나다니며 인싸 기분을 끌어올려도 되고.
그런 맨해튼 거리 한복판에 뉴욕 최고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메디슨 스퀘어가든(Madison Sqare Garden)'이 있다. 줄여서 MSG라고 불리는데, 결과적으로 진짜 중독성만큼은 조미료 못지 않다. 또 가고 싶을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 목적 행사가 열린다. 그 중에서는 NBA 뉴욕 닉스의 홈 구장 역할도 있을 것이고, NHL 역시 이 곳에서 열린다. 그리고 지난 2022년 리그오브레전드 세계 대회인 '롤드컵' 결승전도 여기서 열렸다. 스포츠 뿐 아니다. 한류스타들의 공연장으로도 활용되고 많은 슈퍼스타들이 이 곳을 찾는다. 우리로 치면 예술계와 체육계를 넘나들고 어떤 용도로든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기억에 오랫동안 이 곳이 내게 남는 이유는 단순한 농구장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농구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속 농구팀의 퍼포먼스라고 당연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명 공연장에서나 볼 것 같은 박스오피스 매표창구부터, 호텔 로비인지 착각이 들 정도의 출입구 통로 모습. 그렇게 들어가면 보이는 경기장 전경까지. 이미 거기서 끝났다.
사실 메디슨 스퀘어가든에 직접 방문했을 당시의 NBA 경기는 뉴욕 닉스와 워싱턴 위저즈의 경기였다. 그런데, NBA를 잘 아는 분들이라면 뉴욕 닉스라는 팀에 대해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팀인지 잘 알 것이다.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는 플레이오프 진출 경력도 없었고, 카멜로 앤서니 이후 이렇다할 슈퍼스타라곤 없는 팀이었다. 순수 농구만으로 팬들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은 구조다. 실제로 이날 경기도 워싱턴에게 패배했기도 했고.
그렇지만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이 글을 작성하는 내게도 메디슨 스퀘어가든은 오래 기억이 남는 곳이다. 꼭 농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가게될 기회가 있다면 꼭 가보라고 추천하곤 한다.
당시의 나는 4층에 가장 구석진 곳에 앉아서 경기를 봤는데, 80~90달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클랜드에서 봤던 플레이오프 경기가 110달러 근처였는데, 뉴욕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2022-2023 NBA에서는 뉴욕 닉스가 꽤 선전하고 있다 보니, 지금은 그보다도 더 높은 가격을 내야 티켓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접근성도 훌륭하고 다목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니 뉴욕을 방문한다면 한번쯤 들러보는 것이 어떨까. 어디가서 이런 추천 잘 안하는 편이다.
+ 뉴욕은 스포츠 팬들에게 참 볼거리가 많은 곳인데, 거리마다 있는 굿즈 샵들이 하나의 예시다. 굿즈 샵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제일 많은 것은 '옷 가게'다. 그리고 뉴욕의 스포츠 의류 가게의 가장 큰 특징은 연고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어떤 종목의 어떤 구단 유니폼과 티셔츠도 뉴욕에선 다 구경할 수 있다. 여행 당시에도 신나서 이 곳에서 나의 응원팀 관련 티셔츠들을 열심히 담았었다.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라이트하게 즐기는 스포츠 팬들도 워낙 많고, 여러가지 이유로 방문하는 곳이니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이와 유사한 샵들이 있긴 했는데, 그래도 그 주변의 도시 위주 구단 굿즈만 있었다. 예를 들면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포틀랜드, 시애틀, LA, 애리조나 등. 뉴욕은 그냥 전국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여러 도시를 돌고 나서 뉴욕에 와서 마지막으로 쇼핑하면 굳이 구매한 의류를 계속 들고다닐 필요도 없고, 원하는 굿즈들을 많이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