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늦가을에 피어난 연애

40대, 인연을 기다린 시간의 보상

by 미스터 엄

과거 쌓인 경험들이 용기를 내야 할 순간에 오히려 꺾이게 만드는 때가 있다. 나에게는 ‘연애’가 그렇다. 올해가 지나기 전 인연을 만나 서로 깊어지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렇게 무수히 많은 소개팅을 했지만 계속 실망만 했다. 그러다 올해 한 달 남은 시점에 인연을 만났다. 20대 초반부터 연애를 해왔지만, 연애는 꽤 익숙하면서도 늘 낯설다. 사람마다 성격·성향이 다르니 매번 다른 모습으로 흘러간다. 결혼했어도 생활이 다 똑같지 않듯이.


소개팅 첫 만남은 커피 한 잔에 2시간 넘게, 두 번째는 횟집 방어회와 소주 한 잔 하며 7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 정도로 대화가 재미있었고, 몰입됐다. 그렇게 두 번째 만남부터 사귀게 됐다.


한쪽이 리드하는 것도 좋지만, 서로 적극적으로 이끌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금 나의 연애가 그렇다. “나이가 들었어도 이렇게 연애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 가치관 책을 함께 읽고 나누며, 여행 계획 세우고, 서로 일상을 응원하는 모습까지.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쳤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밤 통화는 기본 1시간 30분, 때로는 2시간을 넘기도 한다. 30분쯤 통화한 것 같은데 벌써 2시간이 흘렀다.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행복하고, 깊이 빠지는 자체가 즐겁다. 40대에도 이런 연애를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그래서 “인연은 따로 있는 것이다”는 말이 있지 않을까?


각자의 연애와 결혼 타이밍도 다르고, 빛나는 시기도 다르고, 행복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도 다르다. 7개월 동안 이어진 마라톤 부상의 우울이 따스한 햇살 아래 눈 녹듯 사라지고, 행복이 그 자리를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