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라늄으로 뭐하는데?

원자력발전은 전기를 어떻게 만드는가 - 1

by 감성공대
짠-


투명한 잔에 가득 찬 맑은 술 빛 만큼 청아한 소리가 여기저기 부딪히는 어느 허름한 고깃집 내부.

각자의 시덥잖은 대화가 시끄럽게 어우러지는 소란스러움이 적당한 술 안주가 되어주던 차였다.


"야, 내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추석 즈음이었으려나, 명절을 앞두고 오랜만에 만나 술잔을 같이 기울이던 친구녀석이 불쑥 물어왔다.


화력발전은 석탄을 태워서 전기를 만들고
수력발전은 댐의 물로 전기를 만들고
풍력은 바람개비가 돌고
태양열은 햇빛 받아서 전기를 만드는데
원자력은 우라늄으로 뭐 우째 하노?



갑자기 이보다 더 먼저 만났던 초등학교 동창녀석의 말이 반대쪽 귀에 울린다.


"전기는 우에만드는데?
원자력은 도대체 뭐고?
내사 학교 댕길 때 공부도 안하고
관심도 없었는데,
요새 되니까 쫌 궁금하네."



실제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뉴스나 미디어에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소식은 많이 접하지만 사건사고와 같은 내용이 대다수이다보니

막연히 무서운. 하지만 어디에다 속 시원히 물어볼데는 없다. 워낙에 특수한 직종이라.


"첨부터 이야기하면 쫌 지루한 이야기가 될낀데..개안나?"




전기문명의 시대

가히 전기문명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처럼 두 개의 강한 태풍이 연속으로 몰아쳐서 혹여나 집에 정전이라도 되는 날엔 집에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평소 너무나 당연한 듯 스위치만 켜면 작동하던, 혹은 항상 걱정없이 돌아가던 모든 가전제품이 작동을 멈춘다. 밥 하는것부터 시작해서 빨래, 청소, 저녁이라면 불을 환하게 켜고 있는 것마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이걸 쓸 일이 있을까 싶어 구석 어딘가에 박아두었던 양초를 휴대폰 불빛으로 겨우 더듬더듬 찾아 켜고, 촛불에 의지하며 복전이 되기를 마냥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드는 원리는 모두 동일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발전형태가 있다.

풍력발전, 화력발전, 지열발전, 태양광발전, 태양열발전, 수력발전, 양수발전 그리고 원자력발전 등등.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발전방식이 있기 때문에 각자 다른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발전형태에 상관없이 전기를 만들어 내는 원리는 모두 동일하다.


전기를 만드는 단 하나의 원리 - 전자기 유도
출처 : 비상학습백과 중학교 과학 ③


1831년, 어린 시절 정식교육도 똑바로 받지 못했던 영국의 한 과학자가 신기한 현상을 발견한다.

전선주변에서 자석을 움직이거나, 자석주변에서 전선을 움직이면 전선에 전류가 흐른다는 것이었다.


과학자의 이름은 마이클 패러데이.

발견한 현상을 우리는 '전자기 유도'라고 부른다.

모든 발전소는 이 간단한 원리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와..카믄 발전소안에는 엄청 큰 자석이 있는갑제?
그마이 묵직한걸 뭘로 돌리노?

흔히 떠올리는 영구자석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이것이라면 이건 아니다.

원자력발전소에 '자석'하면 떠오르는 영구자석은 없다. 발전소에서 쓸만한 크기의 자석을 제련해 내기도 어렵고, 그 정도로 강한 영구자석이 있다면 운반과정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 발전소에서는 항상 강력한 자석보다 상황에 따라 약해지기도하고 강해지기도 하는 자석을 사용하는것이 더욱 유리하다. 이는 무엇이 어떻게 이 자석을 돌려주는가에 그 이유가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전자석'을 사용한다.

발전소에서는 영구자석이 아닌 '전자석'을 사용한다.

전자석이란, 전류가 흐르는 동안만 자석이 되는 것으로, 코일형태로 감긴 전선에 전류를 흘려보내 일정한 극성을 띄게 함으로서 자석을 만든다. 전선에 흐르는 전류의 크기로 전자석의 세기를 조절 할 수 있다.

전자석 주변에는 엄청나게 빽빽히 감겨진 코일들이 있고, 이 전자석을 빠른속도로 회전시킴으로서 엄청난 양의 전기를 생산해낸다.


참고자료 : 전자석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결국, 터빈을 돌리면 전기가 만들어 진다.

실제 원자력발전소는 터빈이라는 설비가 전자석과 축으로 연결되어서 전자석을 돌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무엇'인가 '터빈'을 돌려주기만 하면 그 축에 연결된 전자석이 '회전'을 하고, 전자석 주변에 위치한 코일들에서 '전자기유도'현상으로 인해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참고자료 : 증기터빈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출처 : youtube, Learn Engineering)


터빈을 돌리는 것은 '수증기'이다

터빈을 돌려주는 '무엇'은 바로 수증기이다.

화력발전소는 석탄을 태워 물을 끓여서 수증기를 만든다. 마찬가지로 원자력발전소도 결국은 뭔가 대단하고 신비로운 방식이 아닌,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고 그 수증기가 터빈을 돌린다. 단지 물을 끓이는 에너지원이 석탄의 연소에너지냐, 우라늄의 핵 분열 에너지냐 그 차이일 뿐이다.


'실제 발전소에서는 항상 강력한 자석보다 상황에 따라 약해지기도하고 강해지기도 하는 자석을 사용하는것이 더욱 유리하다'라고 했는데, 터빈이 처음 돌아가기 시작할 때는 수증기의 발생량이 적어 약한 힘으로 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양의 수증기가 만들어지면 점점 강력한 힘으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자석도 맞춰서 세기가 변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전자석을 사용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와따..복잡네.. 석탄은 불붙이면 타는데,
그라믄 우라늄에도 뭐 불붙이나?



"일단 한 잔 박자.. 목아프다"


시원하고 찌릿한 술 한 잔에 석 점 남은 고기 중 한 점을 집어 달짝지근한 파채와 함께 입에 우겨넣으며 물었다.


"우라늄에 불 우에 붙이는지 궁금하나?"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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