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아저씨와 초등학생의 대화

만담 해풍소

by 이음

(판사 아저씨)

휴~


(초등학생)

무슨 일 있어요.

아저씨?


(판사 아저씨)

악법도 법이란 말 들어봤니?


(초등학생)

아, 테스 형이 한 말이요?


(판사 아저씨)

흐흐, 그 논란이 많더구나, 소크라테스 님이 말했다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고.

누가 말하고 안 했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법도 규범하고 집행되고 있으니 말이야.


(초등학생)

그런데 그게 왜요?


(판사 아저씨)

법은 사실 엉망이야, 뺑소니 사건을 교통위반으로 둔갑해 와도 피해자를 지킬 방도가 없고.


살인사건 피의자의 정당방위도 지켜주기 힘들고, 살인행위 같은 학교폭력도 촉법소년이라는 법으로 가해자를 지켜주고 있어.


법은 정말 누굴 위한 건지 모르겠구나. 법은 시대보다 뒤처지고 진실보다 멀리 있어.


내가 판사지만 약자를 지킬 힘도 없구나. 피해자들의 희생과 눈물만 보고 있을 뿐이지...

그러니 우린 얼마나 한심한 법조인이니?


(초등학생)

음~

아저씨 난 복잡한 건 잘 몰라요. 하지만 내가 12년을 살아보니 진실이다, 정답이다, 이런 거 없어요.


과학도 우리가 아는 지식이 정답이 아니라고 그러잖아요. 과학도 그런데 법은 더하지 않겠어요.

유치원 때 보면 때리거나 시비 거는 애보다 크게 우는 애가 착한 애에요.

이상하죠?

어른들의 눈에는 진실보단 판단이 더 급한 거 같아요.

또 어른들은 잘 못해도 우기고 사과를하잖아요. 짜증나요~


속은 모르지만 자존심 때문에 인정 안 하고 끝까지 우기는 거 맞죠?


‘진실보단 내 똥꼬집이 더 중요하다’ 이거잖아요.


모든 게 레고처럼 맞아떨어지면 무슨 걱정이겠어요. 하다 못해 초등학생 국어 시험도 정답이 세, 네 개처럼 보일 때도 있어요.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근데 아저씨는 그런 얘긴 어디에서 들어요?


(판사 아저씨)

소식을 들을 곳은 많지. 국민청원에서도 매일 올라오고, 재심 신청도 있고, 민심을 들을 곳은 많단다.


(초등학생)

아저씨!

자책하지 말랬다고 괜찮다는 말은 아니에요. 들리는 곳에서부터 시작해 보세요.

시계도 약 떨어지면 건전지 넣고 다시 맞추듯이 잘못을 알았으면 바로 잡아야지요.


민심도 권력도 정답은 없어요.

가짜 언론에 흔들리는 민심은 미친 파도 같아요.

수면 위로 드러나는 거품에 연연하지 마세요. 진실에 가까우려면 좀 더 깊이 보셔야 해요.


심해어는 눈이 없이도 살 수 있죠.

왜일까요?

오늘의 숙제예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른들은 맨날 우리한테 책 읽으라고 하죠. 아저씨도 책 좀 읽으세요.

인생 별거 없어요.

아이처럼 살면 돼요.

계속 넘어지고 일어나면서요.


다시 일어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