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지턱)
뭔 소리야?
(경보기)
응. 미안.. 내 경보음
(방지턱)
아우 듣기 싫어. 제발 좀 꺼~
(경보기)
나도 그러고 싶지. 근데 이게 고장이라..
주인님이 나오셔야 해.
(방지턱)
아우, 시끄러워 진짜~
고장 났으면 고치던가, 뭐 하는 인간이야
(경보기)
암튼 미안... 쫌만 기다려줘.
(방지턱)
넌 좋은 의미로 생산된 건데, 지금은 동네에 민폐가 돼버렸어. 지나다니는 아주머니들마다 니 욕하느라고 바쁘더라.
(경보기)
나도 진짜 억울해. 스스로는 수리조차 갈 수 없는데, 욕은 내가 다 먹는 거잖아
근데 방지턱 너도 만만치 않던데.. 지나는 차들마다 방지턱 높아서 차밑이 끌렸다고 짜증 내던걸.
(방지턱)
아, 짜증 나~
아니 나를 처음부터 적정 높이로 해야지. 이렇게 높게 해 놓으니 낮은 차들이 걸리지.
딴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그런 거 같은데
난 실패작이야.
(경보음)
근데 방지턱 너 그거 알아?
인간들도 너랑 내가 필요한 거?
(방지턱)
엥? 이미 우릴 사용하고 있잖아!
(경보음)
노~노~
내면의 방지턱과 경보음 말이야.
(방지턱)
내면의? 오 흥미진진한데 더 얘기해 봐.
(경보음)
나처럼 시스템이 고장 난 인간은 늘 빽빽 거려, 사람으로 따지면 성질이 더러운 거지. 단점이 감정조절이 안 되는 거라면, 장점은 '개'라고 아무나 안 건드린다는 거지.
(방지턱)
아하~알겠다.
그럼 내가 사람이라면 방지턱이 없어 장점일 땐 편한 사람이겠지만, 단점일 때는 쉽게 무례해지고 선을 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겠네?
(경보음)
그렇지, 의외로 빨리 알아듣네. 사람들은 겉으로 들리고 보이는 일에만 집착해. 그래서 너와 내가 만들어진 거고. 그러니 내가 상황마다 경종을 울리지 않으면 우리 차주인의 생명선을 함부로 침범하는 거와 같지.
인간관계도 같은 거 같더라고 거절해야 할 때 딱 잘라주지 않으면 상대가 위험을 무릅쓰고 배려한 줄도 모르고, 또 쉽게 침범해 버려서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지.
(방지턱)
음~그럼 난 너와 뭐가 다를까?
(경보기)
난 길이 있는데 건너올 수도, 건너오지 않을 수도 있는 곳이고.
넌 아예 길이 없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는 곳이니 더 강한 곳이지.
애초부터 단념부터 하게 하니깐.
(방지턱)
근데 그런 생각은 언제 다한 거야?
(경보음)
여기 방지턱 없는 아줌마, 경보음 고장 난 아저씨, 둘 다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많잖아.
한 일 년 수다 떠는 거 들으니 알겠더라고.
(방지턱)
그걸 다 듣고 있었어?
(경보음)
그럼 어째!
나 견인시켜 버린다고 협박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