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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Feb 13. 2024

표현의 기술을 읽으며...

리뷰 런치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코끝엔 기름내가 아직도 진동하는 듯합니다.


"유시민 작가님의 표현의 기술"이란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글을 쓰는 이유에서부터 문단이 시작됩니다.


책을 보면 '오웰 작가님'은 글을 쓰는 이유를 네 가지로 나뉘었다고 쓰여 있는데요.


첫째-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스스로 똑똑하다)는 욕망

둘째- 의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열정

셋째- 역사에 기록되고자 하는 충동

넷째- 정치적 목적(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


이 책의 묘미는 독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적당히 준다는 데 있습니다. 요즘은 인스타나 여러 소셜에서도 누구나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에는 자간과 행간이 있어 자간이 너무 없는 글을 읽다 보면 위에 내용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행간이 길면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독자의 해석은 먼 산으로 향합니다.


처음부터 제게 묻는 듯했습니다.


"당신은 글을 왜 쓰시나요?"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 요즘 저의 가치관도 신념도 흔들리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마침내게 글을 왜 쓰냐고 물으시니 금방 답변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처음에는 제가 다른 작가님께 받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닮고 싶어서였습니다. 저도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다룬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바뀌었습니다. 제게는 그런 능력이 없음을 깨달았지요. 그 대신 저의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는 좋은 맵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유시민 작가님이 말씀하십니다.

[해마다 에세이를 한 권씩 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또 그렇게 해서 내면의 바닥을 드러내게 될까 봐서 겁이 나기도 합니다"27p]


굉장히 공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글은 쓰는 글보다 드러낼 수 있는 글은 빙산의 일각뿐입니다. 그 이유는 나의 내면의 바닥이 은연중에 비치기 때문이지요. 글은 늘 진실인 듯하지만 거짓입니다. 묘사인듯하지만 진실해 보이는 모방에 불과합니다.


세상은 진실에 가깝고자 하는 사람들의 희망이 모여 지탱될 뿐, 진실을 드러낸 바닥엔 물고기가 살 수 없습니다.


자간과 행간이 적절한 글을 찾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독자마다의 자간과 행간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좋은 글을 찾으면 이렇게 초반부터 설레어 들고 나오게 됩니다. 한 분이라도 같은 행간에서의 순례를 떠날 수 있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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