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통
신은 아름다운 에덴동산을 만들고 아담을 만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담에게 에덴동산의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단 중앙에 있는 사과나무만 먹지 말라고 하시고 떠나셨습니다.
아담은 지혜롭고 총명하며 수려하고 용맹했습니다. 그러나 사과나무 아래만 누우면 시원하고 편안한 것이 만사가 귀찮아졌습니다. 사과를 먹지 말라고 하신 이유도 모르고 탐스런 사과를 따먹었습니다. 사과를 먹어도 아무런 이상도 없고 신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아담은 게을러지는 사과를 먹고, 잔머리가 빙빙 돌아가게 하는 사과를 먹었습니다. 불평이 늘어났고 더 가지지 못한 것만 생각하고 투덜거리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불평불만과 부정을 알게 하는 나무였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이대로 누워 사과만 먹고 놀고 싶었습니다.
기름진 대지를 주셨지만 일구지 않았고 풍성한 곡식과 열매를 주셨지만 수확하고 거두지 않았습니다. 이를 본 신은 아담이 원하는 것이 사과나무뿐이구나 싶었습니다. 이때도 신은 아담을 사랑하셨습니다. 늘 양심에 찔려하는 아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기로 했습니다.
대지를 다 태우고 동산을 거두어 사과나무와 그늘만 남겨두었습니다. 아담이 행복하게 살길 바라며 신은 떠났습니다.
모든 게 사라진 대지는 공허로 가득 찼습니다. 이제는 아담이 가질 수 있는 것이 부정을 느끼게 해주는 열매 나무뿐이었습니다. 한 평짜리 나무 아래서는 게으름을 피울 것도 없고 잔머리를 쓸 것도 없었습니다. 더 이상은 사과가 맛있지 않고 다른 것들이 먹고 싶어 졌습니다.
사과나무 그늘 아래서는 더 이상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갑갑하고 속박된 느낌이었습니다. 드넓은 초원을 말과 달릴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던 날들을 후회했습니다. 시원한 냇물을 마시고 물고기를 구워 먹고 싶었지만 다 사라진 후회였습니다. 산 넘어 산을 가도 끝없던 초원은 사라지고 한 평만 한 사과나무 자리만 남았습니다.
아담은 알록달록한 과실나무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그리워 눈물이 흘렀습니다. 다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게 소중한 것이었는지 몰랐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좋을지 알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언제나 내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