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가끔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저는 웃음이 나옵니다.
"내가 뭐 어려운 거 바래?"
"큰 걸 바라는 거냐고?"
그게 큰 거더라고요. 저도 결혼하고 소원이 '주방, 거실, 현관'만 어지르지 않기였어요. 제방에 와서 어질러도 되니 제발 그 공간만은, 내가 청소하는 데로 유지해 주길 바랐어요. 그 안의 공간은 어질러도 바로 보이지 않지만, 이 공간은 사람으로 따지면 얼굴 같은 느낌이니깐요.
언제 누가 와도 바로 치우는 공간이 이 자리 아닌가요? 게다가 손님도 자주 오는 집이었고요.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산다는 게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내입장에서는 자기 방만 어지르면 되지, 내방까지 와서 어지르고도 모 질러서 거실, 주방, 현관에 신발 놓는 법까지 매번 다시 놓아줘야 하는 게 힘들었지요. 그렇게 잔소리 한 달 해보고 포기했습니다. 변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몸에 밴 습관은 무의식에 습득된 일상일 테니깐요. 그냥 못 참는 쪽이 치우는 거지요.
이제 저희 집은 그리 청결하지 않습니다. 최소한만 겨우겨우 연명하며 살아갑니다. 지금은 남자가 둘이거든요. 거실, 주방, 현관에는 물건만 제자리에 늘 다시 놓고요. 물걸레 청소기는 이삼일에 한번. 밀대 청소는 일주에 한두 번만 하고 있습니다.
아이방은 아이가 치우고, 남편방은 남편이 치우지요. 그러다 제가 정말 곤충 나오겠을 때 한 번씩 뒤집어 치워 줍니다. 그렇다고 싸우거나 해피하진 않고 그러진 않습니다. 가족들의 빵구난 위생을 제 연못에 던졌을 뿐이지요.
그러니 우리가 바라는 사소한 문제는 상대에게 큰일일 수 있습니다. 운전연습 습관이 중요한 이유가 습득이잖아요. 습득은 무의식의 기록입니다. 그건 당사자도 바꾸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물며 옆에서 바꿀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니지요. 그러니 그걸 그대로 포용할 건지, 말 건지는 바로 나에게 달린 거랍니다.
생각보다 그건 어렵고, 큰 걸 바라는 일일수도 있습니다.
상대는 내가 아닙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