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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Nov 13. 2024

우울의 끝 섬

이음 시집

숨 막히게 고립 이곳

어둠 속에서 나를 가두는 손길

이곳은 우울의 가장 끝 섬

공황의 섬이야


그가 입을 틀어막고 숨을 못 쉬게 해

심장은 살겠다고 발버둥 치고,

 가슴 위에 바위도 얻어놨어


정신이 아득해지니 눈을 감고 싶어

지금 당장 나를 이곳에서 꺼내줘

팔다리힘이 빠지기 시작했어

물컹물컹해진 내 몸이 항복하기 직전이야


저리 가 이 나쁜 놈아

저리 가서 오지 마

제발 날 좀 쫓아다니지 마


토할 거 같이 울렁이고 머리가 아파

어지러운 것도 같고,

혼미한 것도 같아


"그만할까?"

"너무 지친다"


"그래 그만해"

"그만할 때까지 쫓아다닐 거야"


그가 자꾸 속닥거려

섬뜩하고 간사한 유혹

절망의 섬에서 나를 구해줘


가 자꾸 사망선고를 해

나는 옴짝 달짝할 수 없이 관에 누워있어


나를 이곳에서 구해줘

칼 같은 바람허파를 르고

내 몸속을 파헤치고 다녀


의식에 피가 멈추지

손발이 차가워지고 있어

마음은 바다에 빠져나오질 못

나는 이젠 정말 끝인가?


내 몸 하나 숨길곳 없 

나무하나 없는 이곳

이곳에서 제발 나를 찾아줘


의식의 마지막 

우울이 감춰둔  

나는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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