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게 고립된 이곳
어둠 속에서 나를 가두는 손길
이곳은 우울의 가장 끝 섬
공황의 섬이야
그가 입을 틀어막고 숨을 못 쉬게 해
심장은 살겠다고 발버둥 치고,
누군 가슴 위에 바위도 얻어놨어
정신이 아득해지니 눈을 감고 싶어
지금 당장 나를 이곳에서 꺼내줘
팔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어
물컹물컹해진 내 몸이 항복하기 직전이야
저리 가 이 나쁜 놈아
저리 가서 오지 마
제발 날 좀 쫓아다니지 마
토할 거 같이 울렁이고 머리가 아파
어지러운 것도 같고,
혼미한 것도 같아
"그만할까?"
"너무 지친다"
"그래 그만해"
"그만할 때까지 쫓아다닐 거야"
그가 자꾸 속닥거려
섬뜩하고 간사한 유혹
절망의 섬에서 나를 구해줘
그가 자꾸 사망선고를 해
나는 옴짝 달짝할 수 없이 관에 누워있어
나를 이곳에서 구해줘
칼 같은 바람이 허파를 찌르고
내 몸속을 파헤치고 다녀
의식에 피가 멈추지 않고
손발이 차가워지고 있어
마음은 바다에 빠져나오질 못해
나는 이젠 정말 끝인가?
내 몸 하나 숨길곳 없이
나무하나 없는 이곳
이곳에서 제발 나를 찾아줘
의식의 마지막 섬
우울이 감춰둔 끝 섬
나는 여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