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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Dec 09. 2024

나에게 하는 말

오늘을 씁니다

삶에 해피엔딩은 없다고 정의하고 싶다.

그러면 크게 기대할 것도 들뜰 일도 없을 테니 말이다.


가끔 기분이 좀 그런 날이 있다.

눈을 떠서부터 까지 찜찜한 날.

오늘은 몸도 안 좋고 맘도 흐린 날이었다. 이런 날은 나가도 안 좋고 운전도 조심해야 다. 작은 일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사고가 났었때문이다.


난 자책형 스타일은 아닌데, 유독 그런 상황들이 생길 때가 있다. 오늘도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갈걸 생각이 짧아 사고를 쳤다. 굳이 내 명줄을 스스로 잘랐다.


희한하다.

안개는 분명 앞에만 있다는데, 내 주변에는 안개가 앞뒤옆 위아래 다 있다. 어딜 서도 안개이고 막막하기만 하다.


이렇게 심한 안개이니 내 마음이 날 찾아오지 못하는 것이다.


내 몸과 마음이 한 곳에 있어야 나인데, 난 아직도 거죽만으로 살아간다. 운동 때 땀을 비 오듯 흘리며 기도했다.


"내 삶에도 빛이 들게 해 주세요"


오죽하면 관장님이 계속하는 말이.


"눈 뜨시고요~"


기도가 하늘에 닿지 않은 듯하다. 내가 또 사고를 쳤으니..


나는 지금 '국가, 인간관계,내 맘, 건강까지 다 예측불허'이고 엉망이다.


"어쩌면 인간은 평생 균형을 잡다 죽는 거 아닐까?"


슬픈 현실이다. 파랑새를 쫒는 것도 아니고, 기본이 되기 위해 평생을 하는 노력. 서글프고 애탄다.


한 번은 목숨을 잇기 위해 살았고, 한 번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살았다. 이제는 살만하니 보통의 건강을 위해 사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


정말 주럽 하다. 이제 딱히 낫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냥 살다 보면 어찌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제 사람에도 지쳤고 내 인생에도 너무 지쳤다.


다른 사람들은 내 나이에 100km200km까지 달렸다면, 나는 200km로 400km까지 간 거 같다. 그러니 삶에 의욕이 희미해져 가는 것이다.


사람은..

ㆍ일을 잘하면 일만 훨씬 많이 늘어난,

뒷사람에게 문을 잡아줬더니 자기만 쏙 빠져나간다.

ㆍ밥값을 알아서 냈더니 내가 살 때만 코스요리로 간다.

늘 존대했더니 내 나이도 모르면서 자기가 위인 줄 알고 쉽게 말을 놓는다.

10번 잘했더니 100번 잘하길 바란다.

늘 들어줬더니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해서 하소연을 한다.

 ㆍ조용했더니 자기 밥인 줄 알고 이용하려 든다.

ㆍ나이가 많다고 대우했더니 내걸 도용하고 아닌척한다.

ㆍ모르는 척했더니 진짜 모르는 줄 안다.


세상에 꺼내야 할게 얼굴과 손뿐만이 아니다. 감추어야 할게 몸뚱이와 시커먼 속내만이 아니듯이 말이다.


실은 모르는 척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 보여 것과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의 분별력이 필요하다.


인간을 가장 가까이하는 일도 멀리하는 일도

그 분별력에서 나온다.


나나 잘하자. 나나~~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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