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루~
잘 지내고 있지 나의 빈?
이곳은 네가 보다시피 총체적 난국이야.
가가멜하고 아즈라엘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어. 투덜이 스머프는 여전히 불만이 많고 자기가 차기 대통이라도 될 듯이 들떠있다.
똘똘이 스머프는 계엄령 때 어땠는지 알아? 의원이라는 자존심 때문에 담장을 안 넘어와서 국회에 참석도 못했어. 재밌지?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들의 상상력을 못 따라온다는 건가 봐.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이거든. 뭐가 중요하고 급한지 모르는 거지.
허풍이 스머프는 가가멜당 당대표를 강제 사퇴당했어. 보고 있음 뭐 하는 건가 헛웃음이 난다.
이들은 아직도 자기들이 맞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님 진짜 잘난 줄 아는 건지 모르겠어.
암튼 가가멜당은 한 스머프 빼곤 정상적인 대화가 다 불가능해. 해산되어야 할 당이야.
그래도 말이야. 우리 파파스머프당의 후손들은 아직 여럿이 정상이야. 바른 신념으로 잘 버티고 있어. 정말 다행이지?
이 모든 정국을 정리할 스머프는 만능이 스머프와 친구들이야.
아, 그리고 스머페트도 있으니 안심이야. 참 스머페트 살쪘다. 그래도 얼마나 똑똑하고 일 잘하는지 몰라. 여자 스머프여도 정말 멋있어.
진작에 주방 스머프에게 말해서 가가멜당을 설사로 해산시켜야 하는 건데 정말 그게 가장 아쉬워.
이제 행복한 스머프 나라는 시간이 걸릴 거 같아. 민생이 엉망징창이 됐거든.
지금은 모든 스머프들이 횃불을 들고 밤낮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 결국은 정의가 이길 거야 빈아.
넌 너무 걱정하지 마. 이곳은 남은 스머프들이 알아서 할게.
재작년 이맘때에는 너도 있었고, 우리 아빠도 있었는데..
시간이 참 그렇다. 시간은 마치 영화 같지 않니?
몇 분 전에는 있던 등장인물이 다음 씬에는 없는 게 말이야.
있잖아 빈아~
있다 없다의 차이는 뭘꺼 같아?
난 이게 가장 궁금하다. 시간이란 뭘까?
있다 없다의 차이는 무엇일까?
넌 뭐에 관심이 있었어?
살다 보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잖아. 난 작년부터 이 질문이 내 삶에 들어온 듯해.
어쩌며 서 있는 자리가 다름이 있다 없다의 다름과 같은 모습일까?
결국은 어제의 시간은 현재의 시간과 함께 존재하되 내가 서있는 자리만 다르다면 어제도 존재하는 게 아닐까?
어제의 사람도, 어제의 사랑도, 어제의 만남도, 어제의 행복도, 계속 어제 속에 존재하고 있는 양자중첩의 상태가 아닐까 싶어서.
그럼 네가 없는 게 아니고 너와 내가 멈춘 자리가 다름일 뿐이니깐 난 널 생각하며 슬퍼하지 않아도 되잖아?
요즘 더 주변에서 이별이 잦아드는 거 같아. 내가 나이를 먹는 이유일 수도 있는데, 나이와 상관없는 이별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나는 모르겠어. 형태의 변함이 성질의 변함인지?
우리가 사람일 때 나쁜 사람이면 흙이 되어서도 나쁜 흙이 되는 걸까?
흙은 썩으면 발효가 되어서 황토가 되잖아? 그럼 나쁜 사람도 흙이 돼서 발효시키면 개과천선하는 걸까? 왜냐면 흙에서 키운 오이를 인간이 먹고 생명을 연장하잖아.. 그래서 말이야..
나쁜 사람이 죽으면 나쁜 흙이 돼서 그 흙에서 자란 오이를 먹으면 유거니스머프처럼 나쁜게 되는 걸까?
왜 인간에게 선과 악이 존재하는지 궁금하거든.
많은 성설이 있지만, 글쎄 이거다 싶은 답은 아직 없는 거 같아.
어느 설에선 선악은 하나이니깐 구별하지 말고 분별하지 말라지만. 난 왠지 이 둘이 하나가 아닌 거 같거든. 사람마다 선과 악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고 선택해서 자신이란 바벨탑을 쌓는 거 아닐까? 그래서 오만의 탑이 높아지면 신의 노여움을 사서 무너지고 멸망하는 게 아닌지 궁금하지 않아?
요즘 하도 돼지 스머프의 계엄령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별생각을 다하게 되는 거 같아. 에효..
빈아 나중에 내가 머리 안 아플 때 우리 스머프나라에서 있었던 재밌는 이야기도 해줄게. 그곳에서도 떡국 잘 먹고, 잘 생긴 얼굴로 반짝반짝하게 천국을 밝히고 있어.
난 언제나 널 기억하고 생각하고 있어
너의 모습과 너의 시간이 남은 이곳에서.
그러니 밝고 행복하게 지내. 내가 또 편지할게.
바이바이 나의 빈~
2025. 1. 1
너의 팬. 이음스머프가~
철컹철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