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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5년 기록

이별 연습

오늘을 씁니다

by 이음

삶은 계속될까?

나는 요즘 생과 사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진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최근 떠나가신 연예인 아내분을 보면 내 얘기 같이 느껴진다.


그제는 책장을 정리했고, 어제는 소모품과 화장품을 정리했다. 오늘은 옷을 버리고, 내일은 주방용품을 버릴 예정이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다시 소셜미디어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떠난 후에도 우리 아들이 볼 거 같아서이다.

엄마의 순간을 기록해 놓으면 엄마가 곁에 없어도 엄마의 시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불도 너무 많은 거 같다. 쓰지 않는 이불은 버리고 쓰지 않는 커튼과 머플러도 다 버려야겠다.


이렇게 정리가 끝나면 통장과 보험 내역도 정리해 놓고 엑셀 가계부도 바탕화면에 꺼내 놓아야겠다.


내게 허락된 시간을 알 수 없기에 모두 정리해 두고 싶다. 그리하여 내가 떠난 후 혼란스러울 일들을 줄여주고 싶다.


엄청 살고 싶지도 않고, 무지 죽고 싶지도 않다.

나는 그냥 좀 쉬고 싶다.


통증아 굳이 나랑 살지 않아도 되잖니?

네가 잘 못 알고 있는 거 같아.

넌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어. 그렇지?

통증아 제발 나 좀 쉬자,

내가 좀 피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