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월 25일
도대체 통증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온몸에 반포대교를 걸어놓은 듯 무겁고, 넘어질 것만 같다.
밤에 진통제를 먹고 뒤척이다 잠들었지만, 겨우 두세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열심히 안 한다고 했는데, 이 정도 근육통이면 열심히 했으면 아마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제 아홉 시 반에 운동을 하러 갔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늦게 갔더니, 관장님도 코치님도 없고 회장님만 계셨다. 너무 늦게 가서 운동하는 사람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생각 외로 비를 뚫고 온 사람이 꽤나 많았다. 아들과 나는 한 달간 몸풀기로 30분만 운동하기로 했는데, 왠지 잘못 걸린 느낌이 들었다. 회장님은 30분만 봐주실 분이 아니었다.
우린 처음부터 줄넘기로 시작해, 스쿼트, 버피, 푸시업을 반복했다. 나는 부침개처럼 앞뒤로 뒤집혔다가, 크런치를 했다가, 벽에 기대었다가, 굴려지고 돌려지고, 치이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나는 힘들다며 어슬렁어슬렁 대는데, 아들은 정식으로 자세를 딱딱 지키며 열심히 했다. 아들은 칭찬을 듣고, 나는 회장님께 교정을 받았다.
정말 신기한 건, 나는 온몸 근육이 다 터진 것처럼 쑤셔 죽겠는데, 아들은 멀쩡하다는 것이다. 나보다 더 열심히 한 아들이 멀쩡한데, 빤질빤질한 나는 왜 이렇게 아픈 걸까..
벌써부터 오늘 운동 가기가 두렵다. 어떻게든 회장님 눈에 띄지 않아야 하는데, 예감이 불길하다.
매일 쓴 글이 일기가 되듯, 무심코 해낸 하루의 운동이 내 몸이 될 것이다.
그걸 알면, 지금 이 진통도 값진 고통이라는 걸 알 텐데.. 사람인지라 당장 아픈 건 참기 어렵다.
호흡이 벅차고, 심장이 자주 아플 땐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생각했다. 이렇게 아파 누워 있는 시간이 아깝고, 무기력한 내 삶은 쓸데없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한 시간이 부족하게 살아가는데, 나는 6년째 아프고 있다. 그러니 내 인생이 앞으로도 살아갈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러다 어제, 몸을 뒤척이다가 깨달았다. 묵은 빚은 얼굴과 발로 갚는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 내 몸의 묵은 빚을 갚는 시간인가 보다.. 하고.
사실 지금 이 시간이 많이 고달프고 힘들다. 아직도 어디다 하소연할 수 없을 만큼 몸을 뒤척이며 몸부림치고 있다.
지금 이렇게 일기를 쓰는 이유도 통증을 잊기 위해서다.
온몸의 미세 근육들이 하나같이 비명을 지르는데도, 벗어날 방법은 없다. 그저 묵묵히 견뎌내는 수밖에 없는 시간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몇 시간 뒤면 오늘의 운동 시간이 돌아온다.
나는 오늘 찢어진 근육들을 데리고, 다시 우산을 써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내 발이 벌써부터 덜덜 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