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배우고 느끼는
오늘은 종일 신춘문예 공모 글을 쓰고 있다.
내 안에는 또 다른 아이가 살고 있는 게 분명하다.
아이고, 얼마나 꽤를 피우는지..
쓰다 도망가고, 또 쓰다 도망가기를 반복한다.
어떻게 하면 천방지축 널뛰는 이 의식을 잡아둘 수 있을까.
도무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춥파춥스도 하나 까서 물려주고,
귤도 틈틈이 먹여줬다.
근데 이 애가 밥값을 안 하려 든다.
하루에 열 편은 써줬으면 싶은데
한 편 쓰고는 룰루랄라, 세상 태평이다.
나도 나를 못 이기는데,
선생님들은 오죽 답답할까.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든다.
혹시 내가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그 아이가 나를 놀리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진지해질수록 더 깔깔대며 달아나 버리는,
그 장난꾸러기 같은 녀석 말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 아이가 도망가면
글도, 웃음도, 나도 사라질 테니.
오늘도 나는 귤을 까며 기다린다.
귤 껍질까지 까줄테니 돌아오라면서.
귤껍질은 정말 거부 못할 거래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