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늘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해

수필통

by 이음

동생이 물었다.


“언니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응, 열 개도 물어봐”


“언니 꼭 들어야 할 얘기는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안 들어도 된다고 생각해?”


“아니, 안 들어도 된다고 생각해”


“응, 이상하다”

“사람들은 그러자나, 쓴소리 하는 사람을 곁에 두라고,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사업도 망한다고도 하자나”


“물론 이건 사업하고 달리 인간대 인간으로 가정하는 건데”

“내가 살아보니 듣고 안 듣고 가 중요한 게 아니야”

“사람이 살면서 가장 힘든 일이 입에 칼을 물은 사람들 때문이잖아"


“응, 그렇지.. 근데 직언이 칼이 아니잖아?”


“인간이 말을 한다는 건 내가 맞는다는 걸 입증하거나,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서거나, 아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서 일 거 아니야, 상대를 바꾸기 위해서인 사람도 있고”


“그렇지. 상대에게 내가 이 말을 꼭 해줘야 할 것 같아서 하는 거겠지”


“그래. 그런데 상황만 보고 말을 한다든가 또는 상대만 보고 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몰라”


“관계를 망치고 타인의 마음을 죽일 수도 있어”


“세상이 각박하고 바쁘잖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에 여유가 없어. 내 마음에 여유가 없으며 말도 여유 없는 말이 나가게 돼. 그래서 내 말이 상대를 칠지 안칠지 분별력이 떨어지게 되는 거고”


“직언은 보통 상대에게 긍정적 의미로 하는 말이잖아"


“응, 그렇지 상대가 모르는 거 같아서 할 때가 많지”


“그러면 내가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래야 상대의 언어로 말할 수 있거든”

“우리는 서로의 세상에서 각자의 시간을 살아”

“상대에게 필요한 말일지라도 내가 하고 싶을 때 나의 언어로 하게 되면 대부분 전달되기도 전에 튕겨져 나와”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되지”


“사람마다 인지능력도 다르고 상황에 따라 분별력도 변해”

“강아지에게는 강아지 언어로 말하고 고양이에게는 고양이 언어로 말하듯이, 우리도 상대의 언어로 말해야 전달될 수 있는 거지”


“그 사람은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을 수도 있고 들을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는데.. 내가 급해서 나의 속도로 말하면 서로 다른 세상에 있는 것과 같아”


“부딪히기를 주저하라는 게 아니고 나의 세상에서만 보고 행동하지 말라는 얘기야”

“상대방의 시간을 살필 필요가 있어, 들을 준비가 됐을 때 상대방의 언어로 말해주면 잘 들을 수도 있어”

“내가 보는 것과 달리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오해일 수도 있어”

“그래서 나의 시간에서 나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 위험해”

“어떤 사람이 말하면 듣고 어떤 사람이 말하면 안 듣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쓴소리가 좋은 말이 아니고, 들리는 소리가 좋은 말인 것 같아 언니는”


“응 그렇구나. 그럼 언니 나 주총에서 발의하는 것도 손 회장 얘기 대표님한테 하고 싶은데 하지 말아야겠지?”

“아, 너무 스트레스 받아”

“내가 임원도 아닌데 무슨 자격으로 말하나 싶다가도 중간에서 터지니 힘들어 죽을 거 같아”


“그래, 니 직종이 원래 힘들지, 네가 책임감이 커서 그래. 책임감을 내려놓아야 스트레스 덜 받을 거야. 네가 경영한 것도 아닌데 업무가 그러니 네가 피가 마르지”

“정신과 의사처럼 살아. 업무적으로만 보고 듣고 감정을 최대한 배제해. 힘들겠지만”


전화를 끊고 보니 ‘나는 상대방에 언어로 말했던가?’싶어 뜨끔했다.

내 무시라고 주저리주저리 했던가.

나는 나의 세상에서 나의 언어로 살았으면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은 참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