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기록
‘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면 얼마나 좋은가?
‘사람 사는 일이 매번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런 속담이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예방할 수 있다면 예방하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나는 그동안 잘 모르고 살았다.
‘왜? 가 사라진 세상의 진정한 민낯을’ 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은 착각일 뿐이었다. 지역 갈등과 민족 갈등, 페미와 마초, 종교와 철학까지. 모든 다름에는 이유가 있고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건 나의 짧은 생각이었다.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는 데에는 그만한 타당성이 존재해야 한다. 다름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상대에게 틀림이 되어 버린다.
틀림은 분열을 불러오고 파장의 끝은 파국일 뿐이다.
사람 여럿이 모이면 의견도 많고 탈도 많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목적으로 같은 선택을 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해도 ‘왜?’가 설명되지 않는 선택에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사실은 평등을 열망하는 시점부터….
모든 것은 잘 못 되고 있었다.
이 시대에 평등을 물려주기 위해서 역사는 늘 피를 흘렸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얻어진 평등이지만, 인권과 존엄성은 훼손되고 탈색되어 가고 있었다.
힘 있는 자에게 언론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고, 힘없는 자에게 언론은 양치기 소년이 되었다.
그들은 돼지 삼형제의 집을 지어서 볏짚집에는 시민들이 살게 하고, 나무집에는 측근들을 살게 하고, 벽돌집에는 자기들이 살려고 한다.
좋은 시대에 태어난 운으로, 좋은 나라에 태어 난 운으로 누렸던 수많은 권리들이 시민이면 마땅히 지키고 싸워야 하는 것인지 몰랐다.
책으로 배운 민주주의는 평등이 아니었으며, 평등의 존립은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죄를 지으면 똑같이 벌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누구라도 말이다. 나와 내 자식의 일이면 피를 토하고, 다른 사람의 일이면 모른척해서는 안된다. 법의
잣대는 평등에서 시작된다. 형평성이 어긋난 법집행은 사법부가 만행을 행한 증거이다.
이슈보다는 팩트에 집중해야 한다. 사실은 드러나기보다 가라앉기 마련이다. 보이고 들리는 것보다 깊이 보고 찾아서 들어야 한다. 편히 보이고 들리는 것에는 이권을 감추기 위한 함정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슈는 물과 같은 성질이 있어서 고체일 때는 덩치를 키우고 헤드라인이 된다. 액체일 때는 그때그때 말이 바뀌고 , 진실이 밝혀지면 이슈는 기체가 되어 사라져 버린다. 그러면 우리는 이슈만 기억하게 되고 양의 탈을 쓴 늑대의 손을 잡게 되는 것이다.
세금은 평등하게 걷히고 공정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우리가 받는 월급 한 번에 발생하는 중복과세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보통은 급여에서 소득세와 주민세를 떼고 준다. 떼고 받은 돈은 계속해서 또 세금을 떼고 뗀다.
보통은 세금을 내고 받은 급여의 일부는 저축을 하고 일부는 생활비로 사용한다. 저축한 돈은 이자소득을 내고, 집을 사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내며, 재산세를 낸다. 해마다 구입한 집에 주민세를 내며 거주하는 집에도 또 주민세를 낸다. 이 집을 양도하게 되면 양도세를 내고, 증여하게 되면 증여세를 낸다. 물적 자산이 옮겨가는 곳마다, 유지되는 동안마다 우리는 계속해서 세금을 내고 있다.
남어지 생활비로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웬만한 것에는 부가세가 붙어있다. 통신을 사용해도 부가세를 내고 레스토랑을 가도 부가세를 낸다. 우리는 한 번의 소득으로 자산이 이동하는 순간과 유지되는 동안 계속해서 중복과세를 납부하고 있다.
이렇게 걷어진 세금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로 들어가서 국력을 유지하고 지방도시를 유지하는 데 쓰인다.
현재까지의 나라를 유지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평등한 세금을 내며 믿고 맡기고 있다.
이렇게 평생을 지불한 세금이 페이퍼 컴퍼니 및 어떤 권력의 뒷주머니로 채워지는 일을 보자고 하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문제는 세금을 낼 때까지만 관심을 가지고 세금이 쓰이는 데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데 있다. 이때 세금은 양심을 팔은 자들의 눈먼 돈이 되어버린다. 실제로 내가 국가사업을 하며 목격한 바로는 뒤에서 일어나는 비리와 뒷돈의 세력은 일반인의 상상력을 초월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가지 못하는 법안을 수정하고 질서를 확립하고 공권력을 투명한데 사용하길 바란다.
우리의 선조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주셨듯이 우리도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나라를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누군가 내게 그랬다. 지금부터 무너지면 안 된다고, 다시 일어나서 힘을 내고 5년을 버텨야 한다고 말이다. 맞는 말이지만 이번에는 대미지가 큰 것 같다.
우리가 모두 같을 순 없지만 이해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설명할 수 없는 다름은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선동이 된다.
침묵이 죄가 되지 않는 세상에서, 고요가 평화가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