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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말의 반격이 시작됐다

글을 배우고 느끼는

by 이음

재미없는 글들을 적어놓고 노트를 빤히 째려보다 내가 물었다.


“넌 왜 이렇게 뻔하게 생겼니?”


글들이 말했다.


“음~

네가 적었잖아. 내가 뻔한 게 아니고 네가 비우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말들이 널 채운 거야”


“오모나”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네”

“습관적인 생각과 늘 보던 드라마는 뻔한 나를 만드는자원이었구나”


“그래. 맞아”

“뻔하지 않을걸 보면 뻔한 말들이 비워지지”

“반대로 막장 드라마에는 막장 대사뿐이라는 거야”


“맨날 듣는 말과 보는 것들이 네가 되고 너의 말이 되는 거야”

“난 네가 조합해 채워 놓은 기억일 뿐이고”

“그러니 너의 언어를 쓰려거든 낯선거에 익숙해져”

“낯섦은 익숙함의 반대가 아니라 익숙함 전에 있는 새로움이야”

“여러 새로움 속에서 너의 말에 옷을 입혀봐”

“너에게 맞는 패션이 있을 거야”


“명심해, 그 익숙함이 너의 익숙함인지?”

“다른 이들의 익숙함인지?”


나는 그때 알았다.


나의 자아가 나보다 말발이 훨씬 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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