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배우고 느끼는
시는 어떻게 쓰는 걸까, 늘 궁금했다.
다양한 시를 읽어봐도 모방하기가 어려웠다.
산문시를 쓰기에는 필력이 많이 부족하고,
순수하나 애련한 시를 쓰기에는 시야가 좁은 듯하다.
짧은 문장 속에 그 많은 뜻을 담으려면 어떻게 하는 걸까?
‘딱 두 편만 더 쓰면 되는데’라는 고민을 늘 하고 있었다.
내가 시를 두 편 더 쓰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모전에 나가려면 시가 꼭 3편 이상이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 생각이 깨어졌다.
“내가 왜 시 공모전에 나가려 하지?”
난 시인이 될 생각이 없는데..
정확히 보였다. 난 수필 작가가 되고 싶지, 시인이 될 그릇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의 시들을 볼 때마다 부끄러움에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머리를 쥐구멍에 끼워 놓고 싶어도 내 머리가 더 컸었다.
시를 쓰고 만족감이 든 횟수는 한 번 밖에 없으니 나는 재능부족이 맞다.
우스운 일이다. 목적도 없이 ‘이거만 하면 되는데..’라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니.
나의 글감 메모는 다 수필감인 것을. 평소 시로 가슴을 채우고 떠올리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나만 그럴지도 모른다.
문제의 크기를 바라보는 시력이 미치지 못하는 일 말이다. 고민의 원인을 깨닫고 나니 갑자기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나는 시를 써도 되고, 안 써도 된다. 내가 쓰고 싶은 장르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재미있는 일이다. 생각이 정리된다는 이유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
때론 멀리서 지켜보는 게 더 아름다운 것들도 있다. 다 가질 수 없고, 다 잘할 수 없다. 내겐 시가 그렇고, 음악이 그렇다.
바라만 봐도 좋은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해바라기처럼~